미운 나라는 中國 … 좋은 나라 韓國
글자는 러시아어, 한글 열기 높아
총장, 은행장 등 한국인 활동 대단

몽고 사람들이 주변 국가들 가운데 제일 미워하는 게 중국이다.

러시아에게는 바이칼호수 부근의 땅을 빼앗겨서 별로 좋은 감정이 아니다.

일본에 대해서는 무덤덤하고 미국역시 좋은 친구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어떤 나라 보다 한국에 대해서는 대단한 호감을 갖고 있다. 몽고인들이 자기들끼리 한국을 말할 때 '무지개'라는 뜻의 '설러강스'라고 부르는 것만 봐도 얼마나 그들이 한국을 좋아하는지 알 수 있다.

한국은 그들에게 무지개가 뜨는 아름다운 나라인 것이다. 그들 설화 속에는 자기들 부족 가운데 무지개를 일컫는 '설러강스' 부족이 한반도로 흘러갔다는 것.

확실히 그들은 한국은 꿈을 주는 무지개로 생각하고 있다. 현재 한국에 나와 있는 몽고인이 3만 명이나 되고 있으며 한국에 다녀온 사람이 10만 명은 넘고 있는 등 평균 두 가구에 1명은 한국을 다녀왔거나 관계를 갖고 있다는 것이 '무지개' 이야기를 뒷받침하고 있다.

몽고의 수도 울란바토르의 주요거리에 '서울 거리'가 있고 한국 음식점이 70개나 있다.

유목민족이어서 고기가 주식인 그들에게 음식문화가 빈약할 수밖에 없는데 한국 음식은 같은 몽고계통의 피가 흘러서 그런지 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70개가 넘는 한식당은 한국인 보다 몽고 사람들이 더 많고 식당주인도 몽고인이 한국음식요리를 배워 개업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TV마다 한국 드라마가 강세를 이루고 있음은 당연하다.

뿐만 아니라 몽고의 국책사업을 총괄하는 몽고개발은행장이 한국사람 김장진, 수도 울란바토르의 개발을 수행하는 울란바토르 비지네스 개발센터 대표도 한국사람 최상택씨, 그 밖에 중요한 자리에 한국인이 임명되어 열심히 일하는 것만 봐도 한국에 대한 그들의 신뢰도를 알 수 있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 大田에서 배재대학 총장을 역임했던 정순훈 박사가 몽고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울란바토르 시내에 있는 후레대학 총장으로 있는 정박사는 '한글이 좋다'는 재킷을 입고 또 하나의 '한국사랑'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

지난해 몽고에 있는 대학들의 정부평가에서 최우수를 받을 만큼 대학경영 실력을 보인 정총장은 1000명의 재학생들 전원을 무료로 공부시키는 '천사(1004)운동'을 시작했다.

1년 등록금이 100만원 상당밖에 안되는데 이 등록금을 해결할 장학금 후원자를 모으겠다는 '천사운동’은 결국 가난한 몽고 젊은이들을 인재로 키우고 그들을 통해 한국 사랑의 차원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정 총장은 앞으로 한글을 이 땅에 보급하여 한글을 몽고의 문자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히고 있다.

지난 6월 26일 후레대학에서 있은 계룡장학재단 이인구 이사장 후원금 전달식에서 이회장은 정총장의 이와 같은 열정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인구 회장은 지금 몽고에서 쓰고 있는 문자는 러시아 알파벳을 빌어다 쓰고 있는데 하루속히 모든 소리를 다 표현할 수 있고 아름다운 우리 한글로 바꾸어 쓰는 날이 오기를 고대하겠노라고 했다.

이 회장은 이날 다른 자리에서도 한나라가 융성하는 데는 文化가 절대적인 에너지가 되어야 하는 데 지금 몽고가 쓰고 있는 러시아 문자나 거의 死文化되어있는 고대 위구르 문자로는 몽고의 기상을 이끌어 갈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몽고는 지리적으로 중국과 가장 가까운데도 한문은 쓰지 않고 있다.

어쨌든 우리는 멀리 몽고 초원에서 불고 있는 韓流 - 그리고 그 가운데 서서 '천사 운동'을 벌이고 있는 정순훈 총장과 그 밖의 많은 사람들이 한국사랑 정신으로 불길이 타오르는 것에 박수를 보냈다. <몽고 울란바토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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