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대형병원 유치 경쟁 불가피 … 생명과학단지·바이오산업 영향
오송역세권 상권 흡수·주변 지역 ‘빨대효과’ 대책마련 해야

세종시 출범에 따른 주변지역의 빨대효과 우려감이 높아지면서 충북도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7월 출범하는 세종시에는 올해 말부터 9부2처2청이 이전이 시작된다. 세종시는 우수한 정주여건 조성을 위해 각종 문화시설, 보건의료시설, 교육시설 등을 점진적으로 갖추게 될 예정이다.

행복도시건설청은 세종시 정주여건 조성 일환으로 11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행복도시 의료기관 설명회를 연다. 행복도시는 연기군 남면 3만 6055㎡, 동면 12만 657㎡, 5만 7859㎡ 등 세 곳에 의료기관을 설립할 계획이다.

인접한 충북 청원군 오송의 바이오산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대목이다. 충북은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 성공적 조성을 위해 임상시험센터 역할을 할 대형병원 유치에 나서고 있다. 따라서 인접지역인 세종시와 유치 경쟁이 불가피하며, 오송의 대형병원 유치가 늦어지면서 세종시 가 선점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오송제2생명과학단지와 오송역세권 개발사업 지연도 부담이 되고 있다. 세종시가 정주여건 조성에 박차를 가하는 반면 오송역세권 사업이 장기 표류하면 지역 상권의 세종시 흡수 가능성이 높아진다. 교통여건 역시 제2경부고속도로가 오송이 아닌 공주방면 노선 가능성이 있어 세종시 건설에 따른 오송 등 충북 인접지역의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산업분야도 세종시 편입지역 조성될 산업단지에 충북의 전략산업과 겹치는 업종이 유치될 예정이다. 충남도는 연기군 동면 명학리 일원 명학일반산업단지 88만 10951㎡에 대한 관리 기본계획을 승인했다. 오는 2014년 말 완공되는 이 산단의 유치업종은 전자부품, 컴퓨터, 자동차·트레일러, 식료품, 의료용 물질·의약품, 음향·통신장비, 기타 기계장비 등 7개 업종이다. 이는 충북의 핵심전략산업인 IT, BT 분야로기업 유치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또 도는 국제과학비즈니스비스벨트 기능지구인 청원군 오송과 오창에 330만㎡ 규모의 산업단지를 조성해 연구기관, 첨단기업체, 대학캠퍼스, 사업화를 위한 임상·검증·인증기관 등의 유치 계획을 수립했다.

IT와 BT 산업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는 오송과 오창지역이 인접한 세종시의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으로 기업 유치 경쟁이 예상된다. 청원군의 핵심 산업단지 중 하나인 부용산업단지와 부용농공단지도 흡수되면서 중부지역 화물전초기지를 내줬다. 아울러 세종시가 행정과 산업중심지로 확장해 나가면 주변지역의 빨대효과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세종시 출범이 다가오면서 빨대효과 우려감이 높아지자 충북도가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이시종 지사는 최근 세종시와 관련해 나타날 수 있는 빨대효과에 대해 구체적인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도는 세종시 출범으로 인한 빨대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시점을 향후 10년 안팎으로 보고 인접도시로서의 인구, 경제규모 등을 업그레이드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도는 세종시와 비슷한 규모의 도시를 갖추기 위해서는 청주·청원 통합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통합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도 관계자는 “빨대효과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주변지역이 세종시와 비슷한 규모의 도시로 발전해야 한다”며 “청주가 세종시, 천안시와 비슷한 규모의 도시로 가기 위해서는 청주·청원 통합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밝혔다.

엄경철 기자 eomk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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