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폭설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논산지역 농가들의 시름이 가시지 않은 가운데 논산시의회가 장기 해외연수를 강행, 이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다.

논산시의회 소속 의원 7명은 의회사무국 직원 3명을 대동하고 지난 21일부터 내달 1일까지 10박11일간의 일정으로 호주·뉴질랜드 해외연수를 떠났다.

시의회는 3000여만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이번 해외연수의 취지에 대해 "선진 시책과 제도에 대한 비교·체험을 통해 견문을 넓히고, 의정활동에 이를 벤치마킹해 우수한 시책과 사안을 의정에 반영, 선전 의회상을 구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11일간의 일정 중 이와 직접 관련이 있는 스케줄은 뉴질랜드 로토루아 지역의 영농시설과 송어양식장 방문, 호주 시드니 의회 및 쓰레기 소각장 방문 등이 전부이며, 대부분 문화시찰이라는 명목 하에 관광지 유람으로 채워져 있어 '관광성 외유'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또 이번 해외연수가 17대 총선 직후 이뤄져 자민련 이인제 의원의 당선에 기여한 시의원들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한 '논공행상식 외유'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해외연수단원 중 박해영·문갑래 ·이상구 의원이 지난달 25일 자민련 입당식을 갖고 이 의원 지지를 천명한 것을 비롯 논산시의원 15명 전원이 자민련 소속으로 이 의원 선거 운동에 매진한 바 있어 이 같은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는 것.

이번 해외연수단 7명은 지난달 5일 쏟아진 폭설로 큰 피해를 입은 광석·부적·연산·채운·상월·양촌·가야곡면 의원들로 해당 지역민들과 공무원들은 "폭설 피해 농가들의 신속한 복구 작업이 절실히 이뤄져야 하는 시점에 시의원들이 해외연수를 빙자해 외유에 나선 것은 적절치 못한 처사"라고 지적하고 있다.또 탄핵과 총선으로 어수선한 정국에 자당 후보의 당선을 위해 선거운동에 매달렸던 시의원들이 총선 직후 시정을 외면한 채 해외연수를 떠난 것은 공인으로서의 자세를 저버린 것이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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