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미네랄의 공급원인 소금이 '금값'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 여파와 잦은 비 때문에 소금값이 지난 1월 10㎏ 기준 6천원에서 최근 1만2천원으로 2배나 뛰었다.

이런 가운데 충남 보령의 한 주민이 25년 전에 생산한 천일염 8t가량을 아직도 보관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주교면 은포리 강신국(81.전 충남도의원)씨는 1986년 자신이 운영하던 염전에서 채취한 마지막 소금을 집안 헛간에 쌓아두고 있다. 소금 간수 때문에 부식된 포대를 여러 차례 갈았을 뿐 내용물은 처음 그대로다.

처음 700여 포대(포대당 30㎏)였던 소금은 지금은 270포대(8t) 정도만 남아 있다.

소금 보관 사실을 아는 동네 사람들이 가끔 소금이 필요하다고 하면 1~2포대씩 나눠주기도 하고 눈이 많이 오는 겨울에는 눈을 녹이려고 길에 뿌리는 데 쓰기도 했다.

강씨는 "내 평생 조금씩 쓰려고 질 좋은 소금만을 골라 쌓아 두었는데 지금은 소금에서 간수가 모두 빠져나가고 자체 무게에 눌려 콘크리트처럼 딱딱하게 굳었다"고 말했다.

강씨는 1986년 보령화력발전소가 오천면 오포리에 건설되면서 일제 강점기 선친 때부터 경작하던 염전(면적 30㏊)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당시 소금은 전매사업으로 국가가 직접 관리, 전매청에서 일괄 수매를 통해 생산과 분배를 통제했다"며 "한해 평균 1만5천 포대(포대당 50㎏)를 생산, 남부럽지 않게 생활했다"고 회상했다.

그 당시에는 소금 1포대 가격은 쌀 1말 값과 비슷했다. 그러나 지금은 소금값이 쌀값보다 훨씬 비싸다. 요즘 소금 1포대는 6만원선으로, 쌀 1말(8㎏) 평균 가격 1만4천원의 4배가 넘는다. 그동안 쌀값은 제자리인데 반해 소금값은 올랐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25년 묵었다는 이 소금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오래될수록 가치가 커져 값이 올라는 술이나 장(醬)류에 비해 소금은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국내외 유일한 천일염연구소라 할 수 있는 '천일염생명과학연구소'를 이끄는 함경식(목포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천일염은 보통 4년 정도면 간수가 다 빠지면서 맛은 좋아진다"며 "오래 두면 미네랄이 줄어 들긴 하지만 '오래됐다'라는 인식 때문에 상당한 가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과거 미네랄은 섭취하는 식품만으로 충분히 공급됐으나 현대에 들어서 화학비료 사용과 간편식 보급, 미네랄이 제거된 기능성 소금 사용 등으로 급격한 결핍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천일염은 모든 미네랄이 고루 함유된 가장 안전한 미네랄 공급원"이라고 소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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