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바이오 융합 측정제어기술

▲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자체 보유한 기기를 이용, 나노피테핑-CE-FTMS의 분석개념으로 선별된 단일세포 생체 분자를 확인하며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대사회 전반에 뿌리내린 퓨전·융합이 극한의 초정밀 나노 세계도 지배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인간 고유의 호기심에 기인한 면도 있지만 모든 것이 국제화돼 버린 환경과 격렬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나름의 전략이기도 하다.

또 각 분야간 융합기술 연구는 새로운 연구영역을 개척해 원천기술을 도출하고자 하는 국가적 전략 개념으로 변모했다.

최근 시작된 나노바이오 측정 제어 신기술 융합기술 개발 사업도 이러한 개념에 기반을 두고 있다.

▲ 문대원 박사
특히 2000년 인간 게놈 프로젝트의 성공과 동시에 포스트 게놈 시대에 접어들면서 유전체 염기 서열을 모두 해독한 연구자들은 생명체의 기본 단위라고 불리고 있는 세포의 내부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실시간으로 세포 내부의 생명 활동을 관찰하고, 분석함으로써 원하는 정보를 얻으려 한다.

◆NT·BT 융합의 필요성 = 최근 급속히 발전된 바이오 분야의 새로운 연구영역을 살펴보면 새로운 측정기술의 개발 및 활용에 기초를 두고 있다.

생체 내에는 수천종의 서로 다른 단백질이 존재하고, 이들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단백질 등의 수가 각각 수∼수십개에 달한다.

현재 단백질 분석은 수백만개의 세포를 이용해 복잡한 단계들을 거쳐서 분석되기 때문에 시료의 손실 및 미확인 단백질이 발생한다.

이처럼 수많은 단백질의 상호작용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새로운 나노바이오 기술을 이용한 초정밀·초고속·초복합계 분석, 실시간 분석, 공간분해능 분석 등의 특성을 가진 단일세포·생체분자 분석시스템의 개발이 필요하다.

나노 분야의 경우 최근의 급격한 표면분석기술, 나노분석기술의 발전 등에 힘입어 우리나라도 소자와 물질 측정 및 제어에 대한 기술 수준이 상당한 경지에 올랐다.

그러나 바이오 분야는 여러 생명 현상에 대한 이해 정도가 나노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빈약하고, 여러 간접적인 실험 결과와 불확실한 가설에 기반을 둔 경우가 많다.

결국 새로운 나노바이오 측정기술을 통해 여러 복잡한 생명 현상에 대해 그 기본 단위인 단일세포 차원에서 분자 수준의 직접적인 측정이 가능해진다면 바이오 분야에서의 측정기술의 파급효과가 나노 분야에서 보다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세포 하나를 측정·제어한다 = 유전자나 세포 등은 눈으로 식별할 수 없는 나노 단위의 물질들인 만큼 측정과 제어는 더욱 힘들다.

또 원하는 정보는 세포의 막을 제거하고 내용물을 꺼내 분석하려는 순간 세포 내 기관과 함께 쏟아져 나와 사라지는 것도 문제다.

그렇다면 세포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우리가 원하는 정보를 얻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많은 연구자들은 나노기술로부터 그 해답을 얻으려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단일세포 선별 및 위칟각도제어, 나노바이오 가공 등에 펨토(1펨토=1000조분의 1초) 레이저 등의 바이오 광기술이 이용되고 있으며 생체분자 확인 및 분포분석 기술, 나노바이오 소자 제작 및 나노 슬릿 광학 기술과 생체물질 표면 및 접합에 대한 고감도 분석 기술 등도 포함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나노표면그룹 문대원(52) 박사는 "이런 연구가 선행되면 수백만개의 세포 중 정상 세포 혹은 비정상 세포 등 한 개의 세포를 선별해 그 세포의 위치를 제어, 세포의 생체 기능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특정 분자체를 제거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문 박사는 또 "약물 투입 등 외부 자극에 대해 세포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분자 수준에서 세포 내부의 단백질이나 작은 분자들의 화학적 맵핑(mapping)을 통해 측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백질이나 작은 분자간 상호작용에 대한 단일세포·생체분자 측정 제어 기술 개발을 통해 단일세포 물질대사 등 새로운 분야의 원천기술을 창출할 수도 있다.

선진국은 이와 관련한 연구를 최근 종합적으로 시작하고 있고, 그 외 단일세포의 분자 분포 분석은 주로 형광체를 이용한 공초점 형광 현미경 기술을 주로 개발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치료제의 개발 = 이런 제어 능력의 확보는 세포 내 물질의 대사 및 화학적 반응에 대한 이해를 높여 각종 질병의 원인 규명 및 부가가치가 높은 질병 치료제 개발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것이다.

또 미세분리 공정기술 확보는 집적·소형화로 이어져 온라인 생체시료 조작 및 세포구획별 시료채취 기술 개발 등 응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산업화가 가능하다.
단일 생체분자 검출기술은 단일세포의 대사현상 연구에 직접 응용될 수 있어 생명현상 연구의 결정적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

BT와 NT의 융합은 나노소자의 동작이 생체물질 환경 변화에 반응하는 양상과 이를 통한 생체분자간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새로운 학술연구 주제가 된다.

극한의 측정 한계를 갖는 다기능의 휴대용 나노바이오 센서의 제작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기술로서 다양한 분야에도 응용될 수도 있다.

이는 생명과학의 발전뿐만 아니라 제약 및 보건 의료 등 여러 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연구 영역을 개척하는 중요한 기술로 자리 잡아 바이오 분야의 원천기술 개발과 활용을 위한 기반을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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