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전 단체여행 자제·고속철 악재

천안·아산지역 관광업계가 4, 5월 성수기를 불황 탈출의 호기로 기대했으나 고속철 개통과 총선 등 잇따른 악재로 울상을 짓고 있다.

3일 천안지역 관광업계에 따르면 4월 3~5일 황금연휴에 내달 1~2일 근로자의 날 연휴와 어린이 날로 이어지는 여행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관광버스 예약률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한국관광 권순택(42) 사장은 "경기불황에도 매년 이맘때는 산악회 등 각종 친목모임의 단체여행객으로 보유버스를 풀가동하고도 모자랐는데 올해는 관광버스 32대 중 31대가 서 있는 형편"이라며 "모처럼 맞은 황금연휴 특수인데도 업계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는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이미 여행 예약을 했었던 모임도 '(선관위 감시로) 불편하다', '오해 소지가 있다' 등 이유로 선거 이후로 일정을 미루는 등 선거가 일반 여행객들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기름값은 자꾸 오르고 큰 일"이라고 말했다.

동명관광 관계자는 "황금연휴에 선거철 특수를 은근히 기대했지만 문의전화조차 뚝 끊겼다"며 "한철장사로 1년 수입의 대부분을 올리고 있는 여행업계가 고속철도와 선거 역풍으로 된서리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여행업계는 가뜩이나 관광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형국에 이처럼 성수기 특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문을 닫을 준비를 하는 여행사가 잇따르고 직원 감축, 경비 절감 등 생존을 위한 자구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국관광 권 사장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때 맞춰 고속철도가 개통되면서 고객 중 상당 부분을 고속철도에 빼앗기고 있는 것도 업계의 운영난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라며 "지역 관광업계가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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