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현직 한나라당 도의원들과 간담회
차기 총선 출마 여부 등 향후 행보 말 아껴
여권 일부 출마 여론 제기 … 야권 경계 눈초리

“국민들의 관심은 지금 정치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당장 먹고사는 문제, 민생 해결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다만, 가을 정기국회가 열려 국정감사와 내년 예산안이 심의되는 시기가 되면 자연스럽게 국민들의 관심이 정치 쪽으로 턴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금은 몸을 가볍게 놀려 움직이기보다는 진중하게 국민 속으로 들어가 아픔과 기쁨을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랫동안 미국에 머물다 최근 귀국한 이완구 전 충남지사는 앞으로의 행보를 묻는 말에 “찬바람이 불어야 되지 않겠느냐”며 말을 아꼈다.

그의 ‘입’만 바라보는 일부 정치권과 주민들이 듣기에는 실망스런 표현이지만 고민과 번뇌가 묻어났다.

26일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완구 전 지사는 “신념과 소신에 따라 도지사직도 던졌는데 가볍게 움직이거나 국민의 뜻을 거역하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며 “정치적 행보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는 만큼 국민의 뜻에 따라 찬바람이 불면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신중한 입장과는 무관하게 일부 정치권과 주민들은 그에게 적극적이고 빠른 결정을 촉구하고 있다.

실제로 대전을 비롯해 충남 천안, 홍성, 부여, 연기(세종)지역의 주민들과 지지자들은 자신들의 지역에서 출마 선언을 해야 한다며 그의 손을 놓지 않고 있다.

그가 미국에 머물던 지난 10일 부여지역 지지자들은 주민 330여 명의 서명을 받아 ‘이완구 지사의 부여지역 출마를 촉구한다’는 연명부를 이 전 지사 측근에 전달하기도 했다.

또한 이 전 지사는 한나라당 소속 전·현직 도의원들의 러브콜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전직 한나라당 소속 도의원들과 간담회를 가진데 이어 28일 현직 도의원과 자리를 함께 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그는 “함께 도정을 이끌었던 전·현직 도의원과 만나 격의없는 대화를 나누고 현안에 대해 의견을 듣고 있다”며 “주로 듣는 입장에서, 도민들과의 소통을 위해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며 정치적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내년 총선과 관련 어느 지역에서 출마할 것이냐는 계속되는 질문에 대해 그는 “지역구 문제는 국민의 결정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다. 현재 각 정당은 시대 흐름에 따라 국민의 의사가 온전하게 반영되는 ‘국민 경선제’를 논의하고 있다. 큰 정치인이 되기 위해서는 큰 틀에서 국민의 바람이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출마 자체를 부정하지 않았다.

내년 총선에서 그의 출마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야당의 전리품’으로 여겨지는 세종시 원안 추진에 대한 국민들의 심판이 선거판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권 일부에서는 이완구 전 지사가 ‘세종시 원안 사수’의 버팀목이었던 점을 내세워 대전에서 출마, 한나라당의 ‘당선 과실’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야당이 그의 출마 지역구에 관심을 표명하는 것은 ‘세종시 전리품’을 극대화하는 데 이 전 지사가 ‘경계 대상 1호’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의형 기자 eule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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