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초대석]박한규 황해경제자유구역청장

늪에 빠진 황해경제자유구역을 살리기 위한 비장의 카드로 박한규 전 천안시 부시장이 11일 신임 황해경제자유구역청장으로 취임했다.
경제통으로 알려진 박 청장이 새롭게 사령탑을 맡은 만큼 황해경제자유구역 개발 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박 청장은 당초 자유구역 개발계획을 전면 축소·재수정한 만큼 사업자 선정이 조기에 가능하다는 강한 확신을 내비치며 황해경제자유구역의 장밋빛 전망을 제시했다. 하지만 여전히 자유구역을 개발하겠다는 사업 시행사의 윤곽도 도출되지 않고 있으며 자유구역 내 지가가 고공 행진을 하는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충청투데이는 박한규 신임 청장을 만나 개발사업의 돌파구와 향후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대담=이의형 편집부국장 겸 정치부장

신임 황해청장으로 취임했다. 선결해야 할 과제는.

“황해청이 발족한 지 3년 됐지만 실질적 사업 진척이 없다.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 문제는 지가 상승이고 다른 하나는 금융경색이다. 경제가 어렵다보니 은행에서 돈을 빌려주지 않는다. 주민들 역시 재산권 행사를 못하니 빨리 결판 내 줬으면 좋겠다는 요구가 잠재돼 있다. 이 문제를 풀고 빨리 방향을 잡는 게 첫 번째 과제다.”

그렇다면 해법은 무엇인가.

“다행스럽게도 취임 전 개발사업의 방향이 대략적으로 잡혀진 것 같다. 지곡지구는 일단 사업을 취소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그러나 대기업 등이 일괄적으로 원형지 개발을 원할 경우 언제든지 새로 지정해 기회를 주겠다는 게 충남도의 생각이다. 포승지구와 인주지구는 규모를 대폭 축소해 빨리 사업자를 선정하는 방향으로 잡혔다. 이런 상황에 있어 우리는 조정될 면적에 대한 빠른 보상과 사업 개발사를 정해 조기에 사업을 가시화 하는 일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축소 안이 마련된 송악과 인주지구에 대한 로드맵은.

“우리청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축소가 가시화된 지역에 대해 개발계획 변경절차를 이행하는 일이다. 특히 축소 조정되는 송악·인주지구의 조기개발을 위해는 무엇보다 사업시행자 선정이 급선무이다. 조기 사업시행자 선정을 위해 조성원가 인하방안 노력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 ‘사업시행자 유치전담반’을 구성·운영할 계획이며, 사업시행자 발굴에도 총력을 기울여 늦어도 내년 말까지는 가시화 시키겠다. 송악지구의 경우 충남대 제2병원과 물류기업 등을 선도 기업으로 업무체결을 이뤄냈다. 인주지구는 기존 인주산단 오·폐수, 용수시설 등 활용해 인접지역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분양가로 토지공급을 계획하고 있다. 지구별 축소면적에서 제외된 지역은 지역주민 재산권 피해 최소화를 위해 개발계획을 변경하고 빠른 시일 내 제척하도록 최선의 노력 기울이겠다.”

경제자유구역 중 송악지구의 사업추진이 가속이 붙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가장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 곳이 송악지구다. 사업개발에 관심 있는 업체들이 있어 빠른 시일 내 사업추진이 가시화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산업용지 지가가 만일 100만 원(3.3㎡당)을 넘을 경우 현실적으로 기업이 들어오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가격 경쟁력에서 다른 지역에 뒤지면 안 된다. 국고지원을 늘리고 기업 지원 시설에 대한 부담을 높여 산업용지 지가를 낮춰야 한다.”

지난 4일 송악지구에 8개 기업이 투자협약을 했다. 그 의미는 무엇인지,

“국내 종합병원 순위 10위권인 충남대병원과 500병상 규모의 제2병원을 건립하는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그 동안 의료 낙후지역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충남 서북부 지역인 당진군과 서산시 그리고 아산시, 예산군 지역의 주민들에게 질 높은 의료서비스 제공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경제자유구역의 외국인 정주환경조성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인 의료기관의 건립됨으로써 외국의료 기관과의 합자를 통한 유수의 외국 병원 유치에도 밝은 전망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기타 물류기업과 호텔기업이 유치됨으로써 그 동안 관망하던 국내·외 기업들도 투자에 적극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 돼 황해경제자유구역 개발계획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자유구역개발 사업에 탄력을 넣기 위한 새로운 조직운영 방향이 있다면.

“개정된 경제자유구역에 관한 특별법에 의하면 2014년 8월까지 지구별 사업시행자를 선정해 지식경제부의 실시계획 승인을 받아야 하는 상황으로 시기적으로 비상체계 운영이 불가피하다. 우선적으로 지구별 사업규모를 확정하고 사업시행자 선정에 역점을 둘 것이다. 당분간 전 직원을 효율적인 비상체계로 편성해 운영해 나갈 방침이다. 최우선 과제인 사업시행자 선정에 책임감을 갖고 추진하도록 ‘개발사업자 유치 전담반’을 구성·운영하는 등 그 동안 기능중심의 국내·외 기업 유치에서 지구별 사업자를 중심으로 하는 조직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서산 지곡지구 해제 방침에 대해 반대 여론도 있다.

“지난달 29일 충남도 경제통상실장이 주재한 주민과 간담회에 참석한 주민들 대다수가 해제를 요구했다. 지곡지구의 경우 공원녹지율이 35%로(일반산단 13%) 매우 높아 사업성이 매우 떨어지고 입지여건과 현재 사업여건상 사업시행자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또 경제자유구역 개발 사업을 총괄하는 지식경제부도 지구지정을 해제하고 필요시 일반산업단지로 개발하는 방안으로 권고하고 있는 등 종합적으로 판단해 해제키로 결정한 것이다. 해제로 가닥이 잡힌 만큼 조속한 시일 내 개발계획을 변경해 지구지정 해제를 추진하겠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고 사업여건이 개선될 때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충남도와 서산시에서 일반산업단지로 개발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정부를 상대로 특별히 요청하고 싶은 사안이 있다면.

“경제자유구역은 정부 정책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지정한 이후에는 모든 개발을 지역에 떠맡기는 경향이 있다. 부동산 경기의 장기적 침체로 사실상 과거와 같이 개발이익을 담보로한 개발 방식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정부는 민간 개발사업자에 대한 농지전용 부담금이나 개발 부담금을 감면하고 공공시설에 대한 국비지원을 확대하는 등 사업성 개선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최근 경제자유구역에 관한 특별법을 개정해 개발이익에 대한 재투자를 의무화시킨 반면, 반대로 개발사업자 리스크의 경감에 대해서는 아무런 제도를 마련하지 않는 등 문제점이 있다. 경제특구에 걸맞은 경제자유구역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전향적인 정책전환이 절실히 요구 된다. 외국의 경제특구와 같이 차별화된 인센티브와 육성제도를 마련해 외국의 경제특구와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주기 바란다.”

경제자유구역의 미래가 불투명 해 도민들의 기대와 우려가 반반이다.

“평택·당진항은 대 중국 수출 전진기지로, 동북아 제1의 관문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 확실하다. 특히 항구를 중심으로 삼각벨트로 연결된 송악, 인주, 포승지구는 대한민국 백년대계의 먹을거리 창출이 가능한 지역으로 중국과의 해저 터널도 이곳에 구상돼야 한다. 황해경제자유구역은 잘 구축된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갖고 있으며 인접지역에 현대제철, 현대자동차 등과 연계도 가능한 강점이 있다. 충남도 경제통상국장 및 천안, 논산 부시장을 역임하며 많은 개발사업자와 경제인들을 접촉한 경험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사업시행자 위주의 지분개발, 선도 기업 유치, 개발공사 참여, 공공용지 비율 조정 등 사업시행자 위주의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조기에 개발 사업이 탄력을 받도록 할 것이다.”

정리=박재현 기자 gaemi@cctoday.co.kr

?<황해경제자유구역 추진경위>

2005.?1.27 충남·경기도?간?상생발전협약?체결
2005.?5.30~9.16 황해경제자유구역(FEZ)타당성조사?용역
2006.?4.20 황해FEZ?지정신청
2007.12.21 황해FEZ?선정(충남3개?지구,?경기2개?지구)
2008.?1.?9 황해FEZ?성공적?추진을?위한?충남·경기?협약체결
2008.?4.16 황해FEZ청?설립·운영관련?충남·경기?협약체결
2008.?4.25 황해FEZ?지정(관보고시?:?08.?5.?6)
2008.?7.14 송악지구?개발사업시행자?예비선정
(당진테크노폴리스?:?한화65%+당진군20%+산업은행15%)
2008.?7.22 황해경제자유구역청?개청식(당진문예회관)
2008.?9~10 송악?외?4개지구?투자의향?조사(20개?기관·기업?의향제출)
2008.12.10 투자설명회?개최(서울?힐튼호텔)
2008.12.29 송악지구?개발사업?협약체결(당진테크노폴리스)
2009.12.31 인주·포승지구?기본협약?체결
(인주?:?LH?100%),?(포승?:?LH?75%,?경기도시공사?20%,?평택도시공사?5%)
2010.?7.?5 당진테크노폴리스?송악지구?조성사업?추진?유보요청(한화?→?황해청)
2010.11.30 향남지구?개발사업?제안서?접수(M사?→?황해청)
2011.?4.18 LH?인주·포승지구?사업시행자?지위?포기?통보
2011.?4.27 향남지구?사업시행자?불가?통보(황해청?→?M사)
2011.?6.?29~ 지곡지구?해제?및?인주·송악지구?축소안?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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