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 4천명 고용 15억 챙긴 10명 입건

“오빠 한가한데 나랑 데이트 어때?”

대전 서구 내동에 사는 김 모(31) 씨는 자신이 자주 이용하는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했다가 야릇한 내용의 쪽지를 받았다.

김 씨는 쪽지에 적힌 웹 사이트 주소로 접속을 시도했고, 곧바로 보기에도 민망한 속옷 차림의 여성들의 사진과 프로필이 눈에 들어왔다.

이 사이트는 일정 금액만 내면 이들 여성과 얼굴을 보며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고, 심지어 음란한 행위까지 볼 수 있다는 식의 안내문구도 눈에 띄었다.

이처럼 남성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일명 '음란 화상채팅'을 통해 수억 원을 챙긴 사이트 운영자들이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특히 이들은 남성들의 현금 결제를 높이기 위해 현지에서 중국 조선족 여성들까지 고용, 음란행위를 하도록 유도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13일 남성 회원들에게 여성들의 알몸 등을 보여주는 음란 화상채팅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음란물유포)로 A(40) 씨 등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지난해 9월 10일부터 올해 1월 26일까지 음란 화상채팅 사이트 21개를 운영하면서 중국 조선족 여성회원 4000여 명을 모집, 국내 남성 회원들에게 화상 카메라를 통해 음란 영상을 제공한 혐의다.

A 씨 등이 운영한 사이트들은 남성 회원 수가 한 곳당 적게는 3만 명에서 많게는 6만 명에 이르며, 사이트 전체 남성 가입자는 무려 60만여 명에 달했다.

조사결과, 이들은 화상채팅 접속 시 30초당 500원 가량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사이트를 운영했으며, 이렇게 벌어들인 수익 만도 15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중국 현지 브로커 등을 통해 여성들을 모집했으며 이들에게는 남성들이 결제한 금액의 20~30%를 지급하는 등 음란 수위가 높은 영상을 제공하도록 유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음란 화상채팅 사이트는 대부분 가입 절차가 단순해 호기심 많은 청소년들에게 노출될 위험이 큰 만큼 지속적으로 수사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승민 기자 sm1004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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