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술 금산국제인삼약초연구소장
인삼시장 대기업 잠식 … 영세업체 연구 지원 역할
신제품개발등 시장 확대·해외마케팅 사업도 앞장
2년간 다양한 연구성과 … 브랜드 발굴·육성 추진

▲ 성낙술 금산 국제인삼약초연구소 소장이 지역인삼산업 경쟁력을 높여 인삼 종주국으로써의 위상을 되찾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금산=나운규 기자

세계인삼시장에서 한국인삼은 중국삼과 미국·캐나다의 화기삼에 밀려 인삼 종주국의 위상을 내주었다. 대기업에 잠식된 국내 인삼시장에서 군소업체들이 설 곳은 없었고 이는 곧 한국인삼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졌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키 위해 한국인삼의 중심지인 금산군이 영세업체들의 R&D지원사업으로 추진한 것이 (재)금산국제인삼약초연구소다. 자체 연구개발 여건이 되지 않는 영세업체에 대한 지원을 통해 금산, 더나아가 한국인삼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재)금산국제인삼약초연구소는 지식경제부의 지자체연구소육성사업 예산 50여억 원을 지원받아 설립됐다.

건축물은 연면적 2953㎡의 지상 3층 청사와 연구동으로 금산군 금산읍 신대리에 세워졌다. 연구소는 새로운 제품개발과 안전성 제고를 통해 국내 인삼·약초산업의 경쟁력을 강화, 국내·외시장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대형프로젝트사업을 중심으로 연구개발 및 실용화사업을 수주, 지역 R&D 거점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일반제품군을 탈피한 새로운 유형의 고부가성 제품 개발로 국내·외 유통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브랜드 발굴·육성을 준비하고 있다. 금산국제인삼약초연구소 초대 소장으로 부임한 성낙술 소장에게 그동안의 연구소 성과와 비젼에 대해 들어본다.

- 연구소 설립 배경은.

“1500년의 인삼 역사를 간직하며 한국인삼산업의 중심지 역할을 해온 금산군은 재배·수집·유통·분배기능에서부터 더 나아가 가공산업을 확대하며 성장과 발전을 거듭했다. 하지만 문제는 금산인삼산업이 최근 수집과 유통, 분배기능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최근 생산환경은 전국적으로 평준화됐고 제조 및 산업화부문도 정관장으로 대표되는 대기업군과 전국 12개 인삼농협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는 생산자 카르텔(Cartel)에 끼인 샌드위치 형국에 처해있는 것이 현실적인 평가다. 이러한 지역 인삼산업의 위기 극복과 새로운 산업구조로의 개편을 위한 방안이 연구개발이다. 이에 충남도와 금산군이 지식경제부가 추진하는 지자체연구소육성사업에 응모, 2008년도에 충청권 유일의 지자체 단위 R&D연구 거점기관으로서 (재)금산국제인삼약초연구소(이하 연구소)가 탄생하게 됐다. 한 사회복지법인이 주창한 ‘하나는 모두를 위해, 모두는 하나를 위해’라는 표어처럼 연구소는 지역의 인삼관련 종사자 모두를 위해, 인삼관련 제조기업과 그 종사자는 연구소 성공을 위해 서로가 서로의 힘이 되는 연계네트워크형 관계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금산군이 연구소에 보내는 사랑이 다시 기업의 열매가 되어 주렁주렁 매달릴 수 있도록 연구소는 쉼 없이 앞으로 전진해 나갈 것이다.”

- 연구소가 하고 있는 일은.

“대부분의 기업인들은 연구소, 석박사, 기술개발, 특허 등과 관련된 단어들에 긴장하거나 부담스러워하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 2년간 연구소가 지역에 비추어진 모습이 바로 이러하지 않나 생각해 본다. 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기업에서 나오는 제품들에 감탄하고 새롭게 나오는 컨셉에 대해서는 무던히도 분석하고 궁리하는 등 기술적인 측면과 지역산업의 요구에 대한 대응을 고민하는 지극히 단순한 집단이다. 이런 측면에서 연구소는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새로운 제품 및 소재의 컨셉에 대한 실용화 측면을 극대화한 개발업무를 수행하거나 기업의 제품에 대한 성분 및 효능검사를 시행해 시장에서 소비자의 신뢰를 향상시키는 지원서비스업무를 하는 곳이다. 또 연구소는 군이 기업인에게 직접적 지원이 불가한 시책에 대해 다양한 기업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테면, 군 인삼약초과와 공동으로 금산인삼과 금홍을 해외시장에 홍보하는 해외마케팅지원사업과 금산인삼 글로벌 광고사업 등 민간경상보조사업을 통해 다양한 측면에서 기업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시책들을 준비, 추진하고 있다.”

- 초대 연구소장으로 취임한지 2년이 지났다. 그동안의 업무와 성과는.

“초임 연구소장으로 부임했을 당시, 연구소는 연구소장 책상과 의자, 그리고 군청 한켠에 3평 남짓한 보잘 것 없는 공간에, 직원이라고는 저와 같은 날 임용된 행정직원이 전부였다. 이후 18개월이 걸려 지금의 어엿한 청사를 확보했고 직원을 확충해 12명의 정규직원들이 근무하는 행정기관으로 변모했다. 현재 연구소는 약 60종의 연구 및 분석장비를 보유하고 있으며, 자체와 외부수주과제 등을 합해 총 10여개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홍삼엑기스의 사포닌함량 및 수삼의 잔류농약 등 성분분석 716건, 기업체 실무인력에 대한 교육지원 5회 40여명, 기업과의 공동추진 연구 6과제 등 차츰 지역에 연착륙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자신한다. 우리 연구소도 지난 2년간 총 9건의 연구성과와 특허 2건을 발표했다. 10명이 채 되는 않는 인력이 이룬 성과로만 판단하면 꽤나 괜찮은 성적이라 자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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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최초로 인삼약초산업 연구역량 강화를 위한 광역컨소시엄을 구축했다. 앞으로의 방향과 전망은.

“연구소의 초대 소장으로 부임하면서 가장 크게 고민하고 어렵게 생각해 왔던 부분이 차별성과 특화성이다. 수 많은 연구그룹들 속에서 금산 국제인삼약초연구소만의 특성화를 찾는 일이었다. 농진청의 인삼특작부로 시작해 대기업 부설연구소, 다양한 기업지원 성격의 대학 S/W사업단이 이미 R&D산업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특성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하지만 당시 연구소는 R&D방향과 정체성을 논할 정도의 조직체계가 구축되지도 않았고 지역과 기업, 광역자치단체, 중앙정부가 요구하던 성과도 도출할 수 없었다. 이런 고민 끝에 비슷한 형편의 연구소들과의 협의를 거쳐 지난해 4월 합동MOU를 통해 ‘인삼·약초 R&D광역컨소시엄’을 출범시켰다. 광역컨소시엄은 출범과 동시에 지경부는 물론 지역특화산업 세부사업단들로부터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중앙으로부터 선도사례로 여러차례 소개되기도 했다. 이제 막 1년이 넘은 광역컨소시엄은 본인이 회장을 시작으로 각 연구소의 실무담당자들로 구성된 운영위원회를 개최, 공동추진R&D사업의 발굴과 프로젝트사업의 구상, 제안을 통해 지자체의 요구와 메가트렌드를 맞춰 나가고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하게 발생하는 지역의 연구소에 대한 요구와 R&D부문의 큰 흐름에 뒤처지지 않도록 노력해 나가고 있다. 광역컨소시엄은 앞으로 공동추진 R&D과제의 수주를 통해 컨소시엄 자체의 경쟁력과 연계네트워크를 강화함은 물론 연구소마다 차별화된 킬러콘텐츠를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내년에는 공동추진 연구과제 2건, 프로젝트사업 2개 이상의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충남농업기술원 금산인삼약초시험장과 공동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력방안은.

“지난 30년동안 농진청에서 근무하면서 농업과 농촌진흥을 위해 봉직했다. 그래서 연구소장으로 부임하면서 가장 우선적으로 충남농업기술원 금산인삼약초시험장(이하 시험장)과의 업무범위 설정과 관련한 사항을 협의했다. 연구소와 시험장의 업무는 분명 다르다. 연구소가 제품 개발과 시험, 성분, 제품화 및 소재화의 비즈니스 육성 등을 담당한다면 시험장은 재배와 육종부문 등 1차 농산업에 대한 시험·연구를 주도하게 된다. 이러한 공통인식 속에서 지난 3월에 보다 적극적인 R&D의 연계 강화는 물론 인적교류과 교육부문에 이르는 전 부문에서의 협력을 강화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하게 됐다. 이 업무협약으로 2011 금산세계인삼엑스포의 부대행사로 열리는 국제인삼심포지엄의 주관과 후원기관으로 협력하게 되며 연구과제를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내년에는 보다 광범위한 부문에서 공동R&D사업의 추진과 더불어 합동워크샵 등을 통해 상호이해의 폭을 넓힐 계획이다.”

- 금산지역 인삼약초 관련 업체 지원 방안은.

“연구소 설립의 궁극적인 목적을 다시한번 상기하자면 ‘인삼약초관련 산업체의 매출 확대 지원가능 R&D를 통한 지역경제의 활성화’다. 관내 관련기업을 중심으로 전후방산업과의 연계를 최우선으로 선택해 접근하고 있다. 독자적인 사업을 수행하는 경영체에 대한 직접적 지원이 아닌 관련 기업과 같이 경제적 후생을 나누어가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6월 다양성이 전제된 기업체와의 접촉을 통해 연구소의 R&D지원방향에 동의하고 경제적 후생을 공유하는 마인드가 형성된 기업들을 중심으로 기업혁신포럼(Business Innovation Forum·BIF)을 결성, 같은 해 9월에 합동MOU를 체결했다. 현재 회원 기업들이 연구소 사업과 프로젝트사업의 파트너 역할에 동참하고 있다. 연구소는 이러한 BIF포럼의 계획과 방향을 견지하며 회원사의 대외경쟁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지원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 특히 금산인삼의 해외마케팅과 홍보사업을 추진하면서 ‘금홍’마크를 이용하는 기업들의 BIF회원사 등록과 관련한 사항들을 고민 중에 있다. 특히 오는 9월에 개최되는 엑스포 행사에는 BIF회원사 탐방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금번 탐방프로그램은 관내기업의 규모와 비즈니스마인드, 주력시장에 대한 기업의 마케팅전략 등을 홍보해 안전과 신뢰성이 증빙된 관내기업의 경쟁력을 대외적으로 홍보하는 기회로 승화시키고자 한다. BIF회원사를 중심으로 관내기업 모두에 적용될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다양한 형태의 비즈니스 아이템이 경쟁력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 금산, 더 나아가 한국인삼약초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앞으로의 연구소 방향과 전략은.

“연구소의 미래상은 ‘인삼약초관련 R&D산업의 글로벌 리더’이다. 연구소가 생산기반을 확보하거나 기타 다른 영역에의 확장을 도모하는 경우 관내기업과의 경쟁관계 형성이 불가피하다. 이에 연구소는 경쟁관계 형성이 아닌 업종간의 교류를 통한 연합전선 형성을 위한 다양화 지원 프로그램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러한 연합관계의 정규화를 통해 관내 관련기업의 공동대처능력을 극대화하고, 나아가 제품화를 위한 첨단기술과 전통이 아우러진 융합형R&BD 유형을 개척하고 있다. 또 제품 및 시장과 관련된 부분에서 제품화 클러스터의 회랑(Corridor)를 조기에 구축하고 있다.

연구개발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서는 펀드와 전문인력, 장비 등 3가지의 필수요소가 어울어진 밸런스가 필요하다. 연구소는 현재 이 요소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비교우위가 있는 산업이 있고, 같이 고민할 기업과 지원을 약속한 지자체가 있는한 금산의 특화산업인 인삼약초산업 발전에 대한 직·간접적인 지원으로 새로운 산업화의 길을 개척하는 첨병이 될 것을 약속한다.”? <대담=김혁수 부국장>

정리=나운규 기자 send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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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 충북대학교 농학과 졸업
- 충북대학교 농학과 석·박사
- 농촌진흥청 작물시험장 농업연구사
- 농촌진흥청 작물시험장 특용작물과 양용작물 연구실장
- 한국양용작물학회 회장
- 농촌진흥청 바이오그린21사업 기능성소재연구단장
- 국제생약규격화포럼(FHH) GAP분과위원장
- 한국고려인삼연구회 회장
- 한국약용작물학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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