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카이스트]
교수협 “새로운 리더십 보여주지 못할 땐 용퇴 추진”
총학 “징벌적 수업료·재수강 규제 개혁실패 인정을”

▲ 개교이래 최대 위기에 몰린 카이스트의 서남표 총장이 11일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 학처장혁신위원회의를 마치고 본관을 나서고 있다. 정재훈기자 jprime@cctoday.co.kr
KAIST 교수협의회는 11일 창의학습관 터만홀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최근 전개되고 있는 학교 문제에 대한 현안을 논의했다.

이날 임시회의에는 서남표 총장의 용퇴 문제까지 포함되면서 높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날 긴급 실시된 설문조사에서는 KAIST의 새로운 리더십 요구가 106명, 용퇴해야 한다가 64명, 기권 20명 등으로 서총장의 용퇴에 대해서는 신중함이 표출됐다.

그러나 참석한 교수들은 그동안 서 총장이 전개한 개혁정책에 대해서는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A 교수는 “이번 위기를 총장이 극복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관건”이라며 “총장이 뚜렷한 방향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분명 총장이 용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교수들은 이런 사태가 오기까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반성해야 한다”며 “총장 재임에 대해 심각한 논의도 없이 몇 사람이 결정한 것이 화를 초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정부 관료와 학교 이사진들에의 해 학교가 운영되는 과정에서 교수들의 의견은 무시됐다”며 근본적인 원인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C교수는 “그동안 교수들이 총장 앞에 엎드려 있었다”며 “최근 가진 총장과의 대화는 이번 사태에 기름을 부은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간을 갖고 차근차근 진행해야 한다”고 의견을 내비쳤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서 총장의 독주에 대해 “총장은 교수들의 의견을 취합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의사결정을 모두 혼자 해왔다”며 “구체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교수들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교수협의회는 이날 서 총장이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주지 않을 경우 용퇴를 건의하겠다는 내용을 포함한 여러 의견을 취합한 뒤, 빠른 시일 내에 총회를 다시 열 방침이다.

또 이날 KAIST 총학생회는 본관 앞에서 학교 정책변화를 요구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서 총장의 제도 개혁 실패 인정을 촉구했다.

이날 총학 측은 징벌적 수업료와 연차 초과자에 대한 제한, 재수강에 대한 규제 등의 폐지를 강력 요구했다.

총학 관계자는 “서 총장의 무한경쟁 식의 교육철학이 문제”라며 “경쟁위주 대학개혁의 실패를 인정하고 학생들이 꿈꿀 수 있는 학교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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