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디스크 삭제없이 유통… 피해 우려

중고 PC에서의 개인정보 유출이 심각하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따르면 인터넷 경매를 통해 구입한 41대의 중고 PC 하드디스크를 복구한 결과 30%에 달하는 하드디스크에서 1349명의 개인정보가 발견됐다.

국내 처음으로 이 같은 통계를 발표한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DB연구팀은 개인정보 중 특히 성명과 소속, 직급, 주소, 전화번호 등은 물론 568개의 주민번호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는 인사발령 내역과 산업재해기록, 직원·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신상정보 등도 중고 PC에 남아 있어 유출될 경우 기업이나 개인에게 상당한 피해가 우려된다.

또 조사대상 중 65%의 중고 하드디스크는 기본적인 정보삭제 과정조차 없이 인터넷시장 등에 유통돼 허술한 정보보안 의식의 현실을 보여줬다.

연구팀은 "하드디스크를 분석해 보면 이전 사용자가 어떤 웹사이트에서 무슨 이미지 정보를 검색했는지까지 알 수 있기 때문에 개인의 인터넷 검색 성향까지 파악할 수 있다"며 "조사대상 가운데 5%의 하드디스크에서는 어린이 포르노 기록이 발견돼 밀실 속의 인터넷 문화를 실감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기밀정보가 담긴 하드디스크의 경우 포맷 대신 시간이 조금 더 소요되더라도 완전 삭제 소프트웨어를 이용하거나 아예 물리적으로 파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