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당일 긴급회의 … 고속道 운전자에 전달 지시

사상 최대의 폭설이 대전과 충남을 강타하던 지난 5일 고속도로에 갇힌 수천명의 운전자들에게 먹을 것을 제공하자는 의견을 심대평 충남지사가 처음으로 제안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100년 만에 처음이라는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이날 심 지사는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했다.

심 지사가 이 자리에서 가장 먼저 지시한 것은 "고속도로에서 발이 묶인 채 먹을 것이 없어 고생하는 운전자들에게 먹거리, 모포 등을 제공하고 전 직원이 피해현장과 교통정체 구간에 나가 일손을 거들라"는 것이었다.

심 지사는 "제과점과 슈퍼마켓을 몽땅 뒤져서라도 빵과 우유, 물 등을 확보하고 차량이 들어갈 수 없으면 걸어서라도 가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심 지사의 이 같은 지시로 고속도로에 갇혀 있던 수천명의 운전자들은 그나마 허기를 채울 수 있었고 이는 타 기관·단체에 급속도로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

심 지사는 이에 그치지 않고 주말인 6일과 7일에도 헬기와 승용차를 번갈아 타고 교통정체가 심각한 도내 경부·호남·서해안고속도로와 거미줄처럼 얽힌 국도 상황을 점검하고 경찰과 합동으로 차량의 원활한 소통을 돕도록 했다.

승용차로는 도저히 갈 수 없는 논산시 상월면 대촌리 등 산골마을까지 찾아간 심 지사는 폭격을 맞은 듯 쓰러진 비닐하우스 앞에서 한숨을 내쉬고 있는 농민들의 손을 잡고 "우리 함께 다시 시작하자"고 위로의 말을 전했다

폭설 피해액이 2000억원을 넘어서자 심 지사는 지난 8일에도 고 건 국무총리와 허성관 행정자치부 장관을 만나 특별재해지역 지정과 영세농가 지원 확대, 도내 기업 지원 등을 건의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심 지사의 이 같은 행보는 40년 가까이 행정에 몸담아 온 관록에서 비롯된 것으로 위기상황에서 공복(公僕)이 주민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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