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우-정민철 계보이을 마운드 기대주

하와이의 하늘은 요즘 하루에도 여러 번 울다 웃다를 반복한다.

▲ 김창훈
이곳에서 전지훈련 중인 한화는 이런 탓에 며칠 전부터 비를 피하다 훈련을 망치기 일쑤였다.

이로 인해 컨디션 난조를 보이고 있는 선수들이 있는가 하면 이를 아랑곳하지 않고 훈련 스케줄에 따라 꾸준히 자기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선수들도 있다.

고졸 신인 김창훈(천안 북일고)과 송창식(세광고)이 바로 그런 선수 중 하나다.

유승안 감독은 4일 알로하 스타디움에서 열린 기아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이들을 각각 선발과 마무리에 기용했다.

지난해 초고교급 투수로 불리며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 나란히 출전, 한국팀을 이끌었던 이들은 앞으로 한화 마운드는 물론 팀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을 기대주로 평가받고 있다.

또 향후 2∼3년 내에는 송진우·정민철 원투펀치의 대를 이어갈 한화의 차세대 마운드 지킴이로 점쳐지기도 한다.

하와이에서 이들의 활약은 고참들을 능가하고 있다.

전날까지 김창훈은 하와이언 리그에서 3경기에 출장, 7이닝 동안 삼진 9개를 잡아내며 방어율 1.29(1승1무1패), 송창식은 2경기에서 5이닝을 던져 삼진 7개에 방어율 1.80을 기록했다.

▲ 송창식
이날 이들은 공교롭게도 둘 다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각각 만루포와 3점포를 얻어맞긴 했지만 이제까지의 훈련 결과를 평가해 보기라도 하듯 자신이 원하는 공을 마음껏 뿌려댔다.

김창훈은 전체 3분의 1가량의 공을 상대 타자 몸쪽으로 떨어지는 낙차 큰 변화구를 선보였고, 송창식은 최고 시속 149㎞에 이르는 묵직한 공으로 삼진을 잡아내며 기아 타자들을 돌려세웠다.

비록 2-10으로 경기는 패했지만 경기 후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졌지만 성공한 경기"라며 모두 만족을 표시했다.

유 감독은 "올 시즌부터 당장 이들을 선발에 기용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앞을 내다보는 선수들인 만큼 아껴 주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하늘 가득 덮고 있는 검은 비구름만큼이나 잔뜩 흐려 있는 선수가 있다.

바로 한화의 용병 엔젤 페냐.

엔젤은 그동안 2번의 자체 평가전과 기아와 4번의 연습경기를 통해 홈런 3개 포함 안타 10개(12타점)를 때려내며 유 감독의 신임을 얻고 있었다.

하지만 2일 현대와의 첫 연습경기부터 4일 기아와의 경기까지 8번 타석에 들어서 안타 없이 6번의 삼진 아웃을 당했다. 그나마 구장 안으로 쳐낸 2개의 공은 모두 3루수 글러브를 벗어나지 못했다.

유 감독은 "궂은 날씨로 며칠 훈련을 못해 감각이 떨어진 상태일 뿐 힘과 노련미를 갖춘 좋은 선수"라며 "당장 국내 야구에 적응하진 못하더라도 시즌 후반에는 3할대 진입이 가능한 타자"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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