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토일 맛집]백만석 멍게비빔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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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 볶은 고기, 도라지, 콩나물, 깨소금, 오이, 참기름, 고추장, 달걀지단 그리고 밥….

우리가 흔히 아는 비빔밥 재료다. 하지만 지역의 특색 있는 재료에서 어우러져 나오는 그 고장 고유의 맛이 진정한 비빔밥의 매력이다. 거제를 대표하는 '멍게비빔밥' 역시 '조선산업의 메카', '사계절 축제의 도시' 그 고유의 맛을 담고 있었다.

거제도포로수용소유적공원 출구 옆 백만석 식당은 각종 언론매체에서 수십 차례 소개한 거제 대표맛집으로, 입구에서부터 고소함으로 가득했다.

사실 멍게비빔밥을 처음 봤을 때는 조금 실망스럽기까지 했다. 식탁에 놓인 대접에 담겨있는 것은 김가루, 깨소금, 참기름과 멍게로 추정되는 네모난 조각(마치 컵라면 블록스프같은) 3개가 다였다. 그러나 따뜻한 밥을 넣고 쓱쓱 비비자 어느새 군침 도는 멍게비빔밥으로 진화했다.

한 숟갈 가득 떠 입에 넣어보니 멍게 특유의 향긋한 향과 쌉싸래한 맛, 짭조름한 양념, 참기름의 고소함이 제대로 어우러져 있었다. 백만석 멍게비빔밥의 비법은 바로 멍게 숙성법에 있다고 한다. 청정해역에서 잡은 멍게에서 뻘을 제거한 후 다져 일주일 정도 숙성해 얼린다(자세한 숙성법은 며느리도 모른다). 컵라면 블록스프같던 그 조각들이 멍게비빔밥의 정수였던 것이다.

백만석에 가면 또 하나 놓쳐서는 안 될 것이 있다. 라면에 김치, 삼겹살에 소주처럼 멍게비빔밥과 찰떡궁합을 이루는 우럭맑은탕이다. 약간 심심하면서도 달착지근하고 시원한 국물은 멍게비빔밥의 매력을 배가시켜준다.

솔직히 바다가 없는 충북(청주)이 고향이라 그런지 어떤 것이 일품 멍게의 맛인지 그것이 어떻게 요리돼야 명품이 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러 가지 재료(일반적이든 특색 있든)가 잘 어우러져 먹는 이를 함박웃음 짓게 하는 것이 비빔밥이라면 거제 대표음식 멍게비빔밥은 당연 합격점이다.

△백만석 멍게비빔밥=경남 거제시 계룡로 47(☏055-638-3300)·가격 1만2000원.

거제=노진호 기자 windlak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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