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프로농구 국민은행 연고지 협상 난항
KB, 전기·수도 등 감면요구 市 “40%만”

여자 프로농구 KB국민은행세이버스(이하 KB)의 청주 연고지 이전이 난항을 겪고 있다. 다음달 14일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개막을 한달여 앞둔 가운데 이전 협상이 계속 지연될 경우 약 3억 5000만 원을 들여 새 단장한 청주체육관에서 경기가 열리지 않을 수도 있는 상황까지 몰리고 있다.

천안을 연고지로 뒀던 KB는 주경기장인 유관순체육관의 사용이 남자배구 천안현대캐피탈에 밀리자 지난해 6월 청주로 연고지를 이전키로 하고 청주시는 이를 수락했다.

이후 시설보완에 관한 협의를 거쳐 청주시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약 3억 50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전광판 및 농구대 교체, 샤워실 설치, 응원공간 마련 등 시설보완을 완료했다. 공사는 완료됐지만 정작 연고지 이전 협약식은 KB국민은행장의 교체 등을 이유로 지연됐고 개막을 한달여 앞둔 현재까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청주시와 KB는 이 과정에서 “큰 틀에서 연고지 이전에는 변동이 없다”는 기본입장에는 변화가 없지만 세부 현안과 관련해서는 서로에게 섭섭함을 토로하고 있다.

KB는 청주체육관 대관료 할인 외에도 타 자치단체와 동일하게 체육관 사용시 발생하는 전기, 수도, 냉난방 비용 등 부속사용료를 일정 부분 감면해 줄 것을 요구했고, 시는 이에 대한 내용을 검토하다가 16일 천안에서 양 측이 만나 40%를 감면해주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시는 이어 17일 이 같은 뜻을 공문으로 전달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최초 연고지 이전과 관련해 적극성을 보이던 KB가 은행장의 교체 이후 협상이 지지부진 해졌다”며 “KB에 부속사용료 감면과 관련한 공문을 보내면 은행장의 결재를 맡은 후 한범덕 청주시장과 민병덕 국민은행장의 일정을 맞춰 협약식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는 부속사용료 감면혜택 통보로 이전 협상이 완료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KB 측의 입장은 다르다. 또 프로농구 경기를 위한 바닥공사도 공사일정을 맞추기 어려워 개막 이후 청주체육관 사용에 관해 자신하지 못하고 있다.

KB 관계자는 “오랜기간 답이 없던 청주시에서 부속사용료 감면에 답변을 해왔기 때문에 공문을 받으면 정식 보고를 통해 연고지 이전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현재로서는 정해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협상 중 청주시가 연고지 이전을 환영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다른 도시로의 연고지 이전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청주시의 답변이 늦어져 개막이 코 앞에 다가왔는데도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체육관 바닥공사를 시작하지 못해 물리적으로 개막 일자에 맞추기 어렵게 됐다”고 토로했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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