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는 남자도 여자도 아닌 중성으로 취급돼왔다. 우직한 하녀처럼 늘 가족을 위해 희생하기 때문에 가정과 사회에서 '나'라는 존재는 없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이런 아줌마들의 모습이 크게 변하고 있다. 이제 아줌마들은 여성으로서, 주체적 존재로서의 삶을 지향함과 동시에 한 가정의 살림을 꾸려가는 주부로서, 또 자신의 의지와 주장을 표명하는 사회적 존재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희생'을 최고의 덕목으로 여기며 헌신해왔으나 이제 가족뿐만 아니라 스스로에 대한 투자에도 아낌이 없다. 이들은 대학, 문화센터, 사회교육기관 등에서 새로운 공부를 시작하고 각종 공연도 즐기며 문화를 향유한다. 환경, 소비자, 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시민운동에서도 주역을 맡고 있다. 자녀와 남편만을 위한 맹목적 희생을 거부한 채 봉사·자기계발 활동 등에 적극적이며 부업 등을 통해 삶을 주체적으로 살고자 하는 여성의 대표가 됐다.

아줌마에서 파생된 줌마렐라(Zomarella)는 아줌마의 줌마와 신데렐라의 렐라를 합성한 신조어다. 아줌마지만 신데렐라처럼 아름답고 적극적인 성향을 지닌 진취적인 여성을 뜻하는 말로 자신을 위해 시간과 돈을 투자하며 사회활동을 하는 기혼여성을 이른다. 이처럼 아줌마들은 자녀교육과 남편의 사회적 성취 외에도 스스로 성장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아줌마 운동'이 전개될 정도로 주부들이 해야 할 일이 많아지는 사회다. 이는 다방면에서 여성의 공헌도가 커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청주시는 지난 2000년부터 '사과아가씨'를 없애고 '사과아줌마'를 뽑는가하면 충주시도 매년 10월 사과아줌마선발, 사과아줌마 축구대회를 연다. 사과농사와는 아무 관련도 없는 여성을 뽑기보다는 억척스럽고 야무진 농군의 손을 지닌 아줌마들이 홍보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올해로 여덟 번째를 맞는 우리농수산물 큰잔치 '아줌마 대축제'가 대전 노은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오늘부터 3일간 개최된다. 특히 올해는 본보 창간 20주년을 기념해 다채롭고 화려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아줌마, 세상에 Go(告)하다'는 주제를 통해 아줌마들에게 휴식의 장을 제공하는가하면 사랑의 김치와 2010인분의 쌀밥도 지어 '나눔'의 의미도 되새긴다. 남진, 장윤정 등 스타가수들도 아줌마들을 위로할 예정이다. 아줌마들의 세상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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