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0일(음 6월 19일)

1977년 7월초, 재불 피아니스트 백건우는 박인경을 통해 스위스 취리히의 한 부호가 그의 연주를 듣고 싶어한다는 제의를 받는다.

백건우는 윤정희와 5개월된 딸, 그리고 박씨와 함께 1977년 7월29일 취리히행 비행기에 올랐다. 공항에는 부호의 여비서라는 사람이 기다리고 있었고, 그 여자는 부호의 양친이 유고 자그레브에 있다며 연주지 변경을 요청했다. 공산국가라 내심 찜찜했으나 자그레브행 비행기를 탔다.

백건우 가족과 박씨가 찾아간 곳은 한적한 시골에 있는 3층 집. 있어야 할 부호는 없고 동양인 남자 만이 보이자 백건우는 신변에 위협을 느꼈다. "웨이트, 웨이트" 소리를 뒤로한 채 타고온 택시를 타고 유고 주재 미국 영사관으로 달렸다. 이 사건은 박씨가 3차례에 걸친 파리 주재 한국 대사관의 조사요구에 응하지 않아 아직도 미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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