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문협 심포지엄

대전 새서울관광호텔에서 9일 개최된 '대전문협 2002 축전'에서 제1부 행사로 열린 대전문협 심포지엄은 '문학과 예술의 만남'이라는 주제 아래 문학과 미술, 연극, 영화 간의 상관관계를 심도있게 다룬 행사로 주목을 받았다.

이날 심포지엄 발표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문학과 미술(한국디지털대학교 권용준 교수)=문학과 미술의 만남-그 유형별 고찰

문학과 미술부문 발표자로 나선 한국디지털대학교 권용준 교수는 시와 예술의 동질성, 시적영감의 조형적 표현, 바니타스의 이미지, 모더니즘의 출현 등 4가지 테마로 문학과 미술의 연관성에 대해 발표했다.

권 교수는 먼저 시와 예술의 동질성에서 밀로의 '비너스' 상을 예로 들어 가시적 아름다움을 통해 여인의 정신세계 및 그 생명력이라는 본질을 함께 표현하고 있으며 이는 곧 조형예술이 철학과 만나면서 인간에게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시적 감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번째 테마인 시적 영감의 조형적 표현에서는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을 설명하며 보티첼리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처녀의 유려한 선과 율동미 등 그 시적인 아름다움을 화폭에 담은 것이라고 역설했다.

권 교수는 또 허풍, 공허, 헛수고, 무익, 거짓 등을 뜻하는 바니타스의 이미지를 통해 시가 회화에 직·간접적인 영감을 제시하고 있다고 표현했으며 모더니즘의 출현은 보티첼리와 바토 이후 시와 회화의 관계가 이루 말할 수 없이 빈번하고 그 양상 또한 다양해지고 있음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시와 회화 즉, 문학과 미술은 서로 하나가 되기보다 서로 다르면서 상호간에 긴밀한 영향력을 발휘할 때 그 영감이 더욱 증대되고 보다 합리적이며 합목적적인 예술 이상에 도달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문학과 연극(건양대학교 이충무 교수)=샴 쌍둥이의 얼굴을 이제는 들여다볼 때이다

두번째 발표자로 나선 이충무 교수는 문학과 연극의 관계에 대해 서로의 영역에 대한 깊은 이해와 관심으로 희석이 아닌 진정한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먼저 현 시대는 '크로스오버(Crossover)'나 '퓨전(Fusion)' 형태의 시대라고 전제하고 문학은 문학 고유의 영역을 넘어서 인접된 여러 분야와 접속을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문학은 이미 크로스오버의 가능성을 많이 지닌 예술 분야로 인간 경험 그 자체인 철학, 종교, 사회, 정치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문학과 연극의 관계에 있어 여전히 연극이 표현하고 있는 것은 문학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인간의 삶과 그 삶 속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경험의 총체로 인식되며 이는 이미 한 몸에 붙어 있는 일종의 샴 쌍둥이임에 틀림없었다고 표현했다.

또 그동안 서로 마주보기보다는 다른 곳을 향해 달려가고자 했던 문학과 연극이 이제는 서로 마주 보면서 함께 달려가야 할 방향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학과 영화(대전매일 이충건 기자)=영화텍스트의 정신분석적 읽기

대전매일 이충건 기자는 '영화 텍스트의 정신분석적 읽기'를 통해 오늘날 거대한 산업으로 변질된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영화와 순수예술의 관점에서 바라본 영화와의 관계를 날카롭게 파헤쳤다.

이 기자는 발표문에서 소설의 영화화를 예를 들며 오늘날 가장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영화산업이 소설 등 순수문학을 위협하고 있고 순수문학은 이런 위협에서 살아남기 위해 영화와 손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더욱 큰 문제는 문학작품과 영화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대중예술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떠한 문학성과 예술성을 찾기보다는 단순한 쾌락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이 기자는 이와 함께 다양한 영화텍스트를 예로 들며 상업영화나 오락영화에서도 얼마든지 문학성과 예술성을 도출해 낼 수 있다고 역설하고, 문학작품에 적용되는 비평방법이 영화에도 적용될 때 영화는 문학텍스트의 확장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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