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전원주택·연수원등 속속 들어서

천안의 산들이 '난(亂)개발'의 틈바구니에서 신음하고 있다.

아파트, 연수원, 전원주택 개발 등이 주요 원인으로 이를 방치할 경우 천안은 녹지를 찾아보기 힘든 '회색도시'로 전락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3일 환경보호단체 등에 따르면 동쪽 봉서산과 월봉산, 서쪽 태조산과 흑성산, 남쪽 일봉산과 광덕산 등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천안의 주요 산들이 난개발에 밀려 크게 훼손되고 있다.

1990년 백석동 봉서산 중턱 6만 2518㎡를 깎아 지은 H아파트는 서부권의 대표적 산을 흉물로 전락시켰다는 지적과 함께 천안지역 난개발의 상징으로 지목받고 있다.

여기에 2001년에는 대한주택공사가 환경단체와 주민들의 반발에도 불구, 인근에 남아 있는 산자락을 또다시 잘라 택지를 조성, 봉서산 훼손을 부채질했다.?

천안의 대표적 명산인 태조산은 훼손상태가 더욱 심각하다.

경관이 좋다는 이유로 80년대 후반부터 난립한 연수원과 정부 산하기관, 대학, 전원주택 등은 산 곳곳을 마구 파헤쳐 놓았으며 지난해에는 대규모 아파트와 전원주택까지 들어서는 바람에 만신창이가 되고 있다.

민족의 성전 독립기념관이 조성된 흑성산 자락도 난개발에 무방비 상태다.

주변에 각종 연수원과 공장들이 잇따라 들어서고 지난 95년부터 최근까지 이 산 중턱에 수천세대의 고층아파트가 건설되면서 시민들로부터 '명산의 맥을 단절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 개발업체가 흑성산 인근에 골프장을 조성하려 했다가 여론에 밀려 무산되기도 했다.

남쪽의 일봉산도 사정은 마찬가지.

90년대초부터 대형 예식장과 아파트 등이 건설되는 과정에서 산자락이 허물어졌으며 최근에는 수천세대의 아파트가 착공되거나 사업승인을 추진 중에 있어 녹지축이 단절될 위기에 처해 있다.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 오승화 환경조사부장은 "개발위주의 정책이 앞으로도 계속될 경우 천안은 심각한 녹지부족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친환경적 개발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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