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품은 붉은 바위산 ‘풍류가 절로’

▲ 금산 적벽강.
본디 강에는 이름이 없다. 강은 늘 그 자리에 머물러 흐르지만 그 이름은 사람들의 입을 타고 떠도는 것이어서 결코 한 자리에 머무르는 법이 없다. 그렇게 떠도는 이름 중 공감대를 형성한 일부는 강 주변에 정착, 고유 명사화돼 물과 함께 흐른다. 한강도 낙동강도 금강도 영산강도 모두 그러한 과정을 거쳤다. 필연적으로 강의 이름은 강 주변에 머물던 옛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함축어다.

금산군 부리면 방우리에서 수통리로 흐르는 금강변에 살았던 옛사람들은 풍류를 알았다. 특별히 그들은 자신들 동네 앞 절벽을 적벽, 그 아래 흐르는 금강을 적벽강이라 불렀으니 말이다.

일설에 의하면 송나라의 대문장가 소동파가 고려를 유람하다 자신이 은거하던 양자강 적벽의 모습과 흡사하다 하여 그리 이름 붙였다고 한다. 그러나 생전에 원생고려국친견금강산(願生高麗國親見金剛山:원컨대 고려국에 태어나 한번만이라도 금강산을 보았으면…)이라고 탄식했다던 그를 떠올리면 먼 옛날 호사가들이 만들어낸 이야기임이 분명하다.

적벽의 바위산은 붉다. 아마도 그 붉은 색으로부터 적벽의 이름이 유래됐으리라 여겨진다. 그러나 금강의 적벽이 소동파의 적벽부(赤壁賦)속 적벽에 못지않은 곳이라는 자신감 아니었다면 호사가들도 감히 '적벽'이라는 이름을 붙이지는 못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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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벽강에는 래프팅과 다슬기잡기, 낚시 등 즐길 거리가 많다. 특히 이곳에 서식하는 쏘가리, 토종붕어, 가물치, 모래무지는 별미다. 이곳에서 잡은 민물고기와 인삼을 푹 끓여내면 지역 대표 보양식 인삼어죽이 완성된다. 비린내가 적은 인삼 어죽은 까탈스러운 입맛에도 잘 맞는 편이다.

물살이 거칠지 않은 적벽강은 래프팅 초보자들에게 인기다. 중급이상의 실력을 자부하는 래프팅 동호인 눈에는 시시해 보여도 여성·아이들에게 있어 이만한 곳이 없다. 조금 높은 난이도를 원한다면 비 온 뒤에 물살을 타면 된다. 주변에 래프팅 전문점 몇 곳이 있어 자세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또 하나 적벽강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오토캠핑장이다. 여름철이면 주말마다 50여 팀 이 넘게 찾는다는 오토캠핑장은 자녀를 둔 가족단위 여행객에게 안성맞춤이다. 잔디밭이 마련돼 있어 축구·족구가 가능해 단체여행객들에게도 인기다. 비용은 캠핑텐트 당 1만 원이며 전기 사용 시 3000원을 더 지불해야하지만 가끔은 받지 않을 때도 있다. 복불복이다.

돌아가는 길에는 세계최대규모의 인삼·약초시장을 둘러보자. 일단 들렀다면 인삼 한 채는 못 사도 인삼튀김과 인삼막걸리 한 사발은 빼놓지 말자. 운전사에게는 미안하지만 말이다.

인삼어죽과 민물매운탕이 유명하고 대중교통은 대전에서 금산(06:00~22:00)까지 동부터미널에서 5~10분 간격으로 버스가 있다. 50분 소요. 금산읍에서 부리 수통방면 시내버스 운행(06:00~19:50, 1시간 간격, 40분 소요)

양승민 기자 sm1004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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