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악마 대외협력국장 신재민 씨

‘오~대한민국 승리의 함성~오 대한민국 오~오~한국’

요즘 ‘황선홍 밴드’의 목소리로 매스컴을 통해 하루에도 수십 번 씩 들으며 익숙해진 이 노래는 대전 출신 붉은악마 멤버가 프로듀싱한 곡이다. 주인공은 붉은악마 대외협력국장을 맡고 있는 신재민(35) 씨.

신 씨는 이번 남아공월드컵 붉은악마 공식음반인 ‘The Shouts of Reds. United Korea’를 총 프로듀싱했다.

축구선수가 꿈이었지만 집안의 반대로 어쩔수 없이 꿈을 접어야 했던 신 씨는 지난 1997년 국내 최초 시민구단으로 출범한 대전시티즌 서포터즈클럽 발기인 4명 가운데 한 명이다. 뿐만 아니라 신 씨는 당시 PC통신을 통해서만 활동하던 서포터즈 클럽의 초창기 멤버로 현재 온·오프라인 거대조직이자 한국 응원문화를 대표하는 ‘붉은악마’의 태동을 함께했다.

신 씨의 축구사랑은 그야말로 ‘외골수’였다. 지난 1998년 프랑스월드컵 당시 대학생이던 신 씨는 가족들의 만류에도 몇 년간 용돈과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을 모아 프랑스로 날아갔다.

신 씨는 네덜란드전의 기억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고 한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6만석 경기장을 뒤덮은 오렌지색 물결을 보고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다”며 “경기에서 대패한 것은 안중에도 없었고 그저 우리나라에도 서포터즈 문화를 도입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붉은악마 중부지부장을 맡고 있던 신 씨는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어게인 1996’ 카드섹션과 초대형 태극기 퍼포먼스를 총괄했다.

2006년 독일월드컵 때는 원정 응원단으로 현지 응원에 매진했던 신 씨는 이번 남아공월드컵에서 드디어 길거리 응원을 담당하게 됐다. 그는 ‘더 샤우트 오브 레즈, 유나이티드 코리아’ 캠페인을 통해 지난 2002년의 ‘붉은함성’을 다시 재현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신 씨는 “이미 한국인들의 가슴 깊은 곳엔 붉은악마의 기질이 자리잡고 있다”며 “이번 월드컵을 통해 그 열정을 밖으로 끌어내 축구로 하나되는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월드컵을 통해 조성된 응원문화가 프로축구로 흘러들어 대전시티즌의 중흥을 이끌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