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일부 간부 특정후보 '연락책' 역할
공직사회 분위기 저해 … 동료간 불신·반목

6·2지방선거를 1개월여 앞두고 청주시 공무원들의 '줄대기'가 갈수록 노골화되면서 공직사회 분위기 저해는 물론 동료간 불신과 반목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지역정가 등에 따르면 공무원들의 '줄서기' 행태는 선출직 단체장에게 잘못 보이기라도 하면 인사상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팽배해지면서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논란을 불러왔다.

청주시도 이미 수개월 전부터 한나라당 남상우 예비후보와 민주당 한범덕 예비후보 2강 구도를 형성하자 학연·지연 등을 통해 줄서기가 이뤄졌고, 공직자라는 신분 탓에 직접 일선에 나서지 않고 부인이나 친인척, 측근 등을 동원해 물밑 작업을 벌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남 예비후보는 지난달 29일 월간업무보고 자리에서 "공무원들 중 일부가 본분을 망각하고 (특정 후보에) 줄서기를 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 이들을 박살내고 선거에 뛰어들고 싶다"는 격앙된 발언을 해 관권선거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남 시장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일선에서 물러난 후 선거일이 점차 다가오자 물밑에서 이뤄지던 공무원 줄서기 행태가 수면위로 불거지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청내 일부 주요부서 6급 이상 관리직 공무원들이 입지자에 따라 편이 갈려 남은 공직생활을 건 '올인 승부'를 벌이는가 하면 지역민들과 접촉이 많은 일선 동장들이 특정후보 선거사무실에 연락을 해 각종 선거정보를 전달하는 등 연락책 역할을 자청하고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무원은 "일선 동장들의 경우 지역주민들에 대한 개인정보까지 소소히 알고 있어 이들이 정보를 제공할 경우 선거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며 "실례로 이들의 도움없이 동에서 모이는 소규모 모임까지 찾아오는 후보들은 어떻게 알고 왔겠느냐"고 반문했다.

사정이 이쯤 되자 남 예비후보 재직 시절 인사상 특혜를 본 본청 모 과장은 본청과 상당·흥덕구청은 물론 동 주민센터까지 '싹쓸이식' 동향파악을 하려고 혈안이 돼 불만을 사고 있다.

표면상으로는 공무원의 선거중립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특정후보에 줄을 서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한 고위 공직자는 "현직 공무원들의 줄서기는 새 단체장 선출 뒤 인사상 이익을 기대하는 것으로 현재는 물론 향후 인사 때마다 불란을 초래하는 단초가 된다"며 "공무원은 선거중립을 지키고, 후보자는 공무원을 선거에 이용하려는 모든 행태를 자제하는 자정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현 시점에선 줄서기 현상 근절을 위한 선관위의 강력한 단속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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