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작문화상 수상 이면우氏

▲ 노작문화상 수상 이면우氏
"시는 내 가난과 내면의 억눌림이 분출하는 비상구였고 지금도 생활의 고난이 나를 그림자처럼 따르고 있지만 시에서 만큼은 행운을 거머쥐었노라고 감히 말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나는 왕이로소이다'의 시인 홍사용 선생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제2회 노작(홍사용)문학상 수상자로 지난 2일 선정된 이면우(52·대덕구 신탄진)씨는 겸손하게 미소지었다.

수상작은 이씨가 지난해 내놓은 시집 '아무도 울지 않는 밤은 없다'(창작과 비평 刊) 중 '거미'외 4편. 30여년간 보일러공이라는 직업을 가진, 연령으로도 지천명을 넘어선 그이기 때문에 이번 노작문학상 수상은 어엿한 늦깎이 시인의 등단이라는 마음 시린 의미를 가진다.어려운 가정형편으로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해야 했던 이씨가 중학교 졸업 후 공장과 공사장을 전전하던 일상에서 시인으로의 발걸음을 내디딘 것은 아주 우연한 계기였다.

필연처럼 손에 넣게 된 박용래 시인의 시집 한 권을 스승삼아 그의 시를 읽고 또 읽어보며 시를 쓰기 시작했다.

학업을 다하지 못한 것이 아쉬워 1년에 100여권 이상의 책을 읽는다는 이씨는 "이렇게 상을 받고 나니 어느 독지가의 후원으로 냈던 첫 시집 '저 석양'(1991년, 호서문화사 刊)이 생각난다"며 "생활의 고난을 아내와 자식에게 떠넘기게 될까 두려워 정부미 포대에 꼭꼭 묻어뒀던 첫 시집에게 이제는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시인 신경림씨는 심사평을 통해 "이면우씨의 시는 아주 일상적인 것에서 소재를 찾고 있지만 그것을 포착하는 눈은 예사롭지 않다"며 "또 시의 내용이 단순하지 않으면서도 분명한 것이 장점"이라고 평했다.

지난 51년 대전 신탄진에서 태어나 줄곧 신탄진에서 살고 있는 이씨는 '저 석양'(1991년), '아무도 울지 않는 밤은 없다'(2001년) 외에 '그 저녁은 두 번 오지 않는다'(2002년) 등 모두 3권의 시집을 냈으며 현재 '새날'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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