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 숙모집서 응원전…주민 20여명 기쁨 만끽

▲ 21일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 2관왕을 차지한 이정수의 부친 고향인 충남 청양군 운곡면 광암리 마을에서 주민들이 이정수의 경기를 지켜보며 환호하고 있다. 전우용 기자 yongdsc@cctoday.co.kr
충남 청양 산골짜기 동네에 동계올림픽 응원바람이 불고 있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 2관왕이 된 이정수의 부친 이도원(50) 씨가 청양군 운곡면 광암리에서 나고 자랐고 이 씨의 숙모 성귀남(82) 씨가 아직도 고향에서 지내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올림픽 응원 분위기가 한껏 달아 오르고 있다.

지난 14일 이정수가 첫 금메달을 따낸 뒤 한산이씨종친회와 운곡면 마을주민들은 이정수의 금메달을 축하하는 현수막을 마을 곳곳에 내다 걸었고 성 씨의 집은 이때부터 이정수가 출전하는 경기가 있을 때마다 응원장이 되고 있다. 남자 쇼트트랙 1000m 결승전이 열린 21일에도 어김없이 마을 주민들이 성 씨의 집으로 모여들었다.

정찬수 이장 등 마을 주민과 운곡면사무소 관계자, 청양군체육회 관계자까지 모두 20여 명이 모여 이정수를 응원했다.

마을주민들은 이날 오전 11시 경기 시작 전부터 모여들어 이정수와 이도원 씨 얘기로 이야기 꽃을 피우며 응원 분위기를 조성했다. 준준결승과 준결승이 이어지는 동안 TV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이정수의 선전을 기원했다.

성 씨는 두 손을 꼭 쥔 채 이정수가 결승선을 통과할 때마다 박수를 보내면서 안도의 한 숨을 내쉬기도 했다.

오후 1시 10분, 드디어 이정수가 1000m 결승전 출발선에 모습을 드러내자 마을 주민들은 모두 숨을 죽이고 경기를 관전했다.

초반 이정수가 하위권을 달리자 내심 초조한 기분을 표출하기도 했지만 중반전에 접어들어 이호석과 이정수가 치고 나오자 그제서야 “이정수 잘한다”를 외치며 응원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마지막 한 바퀴.

이호석에 이어 이정수가 2위로 치고 나오자 “은메달도 괜찮다”는 응원이 나왔지만 마지막 반바퀴를 남기고 이정수가 이호석에 앞서 결승선을 통과하자 주민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금메달이 2개다”라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성 씨는 “마을 주민들 모두 정수를 응원해 줘서 금메달을 또 땄다”며 마을 이웃들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정찬수 광암리 이장은 “올림픽 2관왕이 된 이정수는 우리 마을의 자랑”이라며 “정수가 아버지와 함께 고향에 내려와 마을사람들과 기쁨을 함께해 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수는 올림픽이 끝난 뒤 내달 1일 귀국해 6일경 청양 선영을 찾을 예정이다.

이기준 기자 ·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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