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대한민국 '한지붕 두 겨울']대전지역 하루 330건
불황·실직난·생활고 무색

“불황이요? 여기 있으면 경기어렵단 말 거짓말 같아요.”

대전시 유성구 여권계 박혜경 계장은 “점심시간이나 휴식시간을 챙길 틈 없이 교대근무를 하고 있지만 넘치는 행렬을 감당하기 힘들 정도다”며 “최근에는 하루에만 100건 이상의 여권을 신청받아 발급하고 있다”고 여권발급현황을 설명했다.

지난해 전국민을 긴장시켰던 신종플루 공포가 사그라들면서 외국행을 위한 여권 발급행렬이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유성구의 경우 지난 1월 한달동안 총 1958건의 여권을 발급했다. 주말과 휴일을 제한 근무일을 기준으로 접수창구 직원 2명이 매일 100여 건의 여권을 쉴새없이 찍어낸 셈이다. 시 본청도 같은 기간 4122건을 발급했다.

지역 각 자치단체의 발급현황도 대동소이 하다.

지난 한해 지자체별 여권발급실적과 전체발급량대비 지자체 비중은 △대전시 3만 8107건(45%) △동구 5859건(7%) △중구 9296건(11%) △서구 9023건(11%) △유성구 1만 5897건(19%) △대덕구 5984건(7%) 등이다. 따라서 지난해 지역을 통틀어 하루평균 330개의 여권이 발급됐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지난해 하반기 발급실적(1일 평균)을 보면 △7월 9186건(399) △8월 6099건(290) △9월 4047건(184) △10월 5859건(279) △11월 6524건(311) △12월 1만 373건(472)으로 현격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불황과 청년실업난 등 서민 생활고를 무색케 하는 여권 행렬이 줄을 이으면서 접수창구 직원들은 혀를 내두르고 있지만 각 지자체는 내심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여권발급 시 지불하는 수수료의 25%는 국제교류기여금 명목으로 전액 외교부로 귀속되지만 나머지 75%에 해당하는 수입대체경비의 22%는 발급대행기관의 세외수입으로 확보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전시 본청의 경우 여권발급으로 인한 세외수입으로 2억 8765만 원을 거둬들인 것을 비롯, △동구 4311만 원 △중구 7072만 원 △서구 6848만 원 △유성구 1억 2246만 원 △대덕구 4447만 원 등 여권발급 만으로 지역에서 총 6억 3690만 원에 달하는 세외수입을 마련했다.

황의장 기자 tpr11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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