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영입’ 나섰던 이상민 의원, 거침없는 독설
與 탈당 강태봉 충남도의장도 동료들에 비판받아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세종시를 둘러싼 정치권의 이합집산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셈법을 통해 세종시 수정안 반대파와 지지파로 정치권이 양분되는 상황을 맞고 있다.

특히 충청권 정치인들은 수정안에 반대하는 민심을 반영, 당적을 옮기는가 하면 현 정권과 여당 내 친이(李)계에 대한 독설을 연일 쏟아내면서 정치권의 양분화에 앞장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동지에서 적으로 돌아선 정치인들의 행보가 인구에 회자되고 있어 주목된다.

자유선진당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은 지난 4일 국회에서 개최된 제287회 임시회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정운찬 총리를 향해 서슬퍼런 독설도 서슴지 않았다.

최근 주말마다 충청권을 방문한 정 총리를 ‘가정파괴범’이라고 일컫는가 하면 “존경하는 의원님”이라는 총리의 발언에 “존경하지 말라. 총리에게 존경받고 싶은 생각 없다”고 되받아치기도 했다.

세종시를 두고 이 의원과 정 총리의 가시돋힌 설전은 제한된 시간을 훌쩍 넘기며 치열하게 전개됐다.

대선을 앞두고 있던 3년 전만 해도 정치적 인연이 남달랐던 둘이었지만 이젠 완전한 ‘적(敵)’으로 돌아선 것이다.

이상민 의원은 열린우리당에 소속돼 있던 2007년 초, 당시 대권후보로 거론되던 정운찬 총리를 영입하기 위한 행보의 최일선에 서 있었다.

그는 설 연휴 중 정 총리에 대한 민심을 점검하기 위해 직접 오피니언 리더들을 만나러 뛰어다녔고 정 총리를 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순직소방관 추모식에 직접 초빙하기도 했다.

비록 정 총리가 대선에 불출마하면서 둘의 인연이 결실을 맺진 못했지만 당시 이 의원은 “그(정 총리)가 충청권이 올 대선 향배에서 ‘캐스팅 보트’가 아닌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적임자”라고 치켜세우곤 했다.

충남도의회 강태봉 의장 역시 당적을 옮기며 수많은 동지들을 적으로 돌렸다.

한나라당 소속이던 시절, 도의회 내 전체 의원의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소속당 의원들의 지원에 힘입어 의장에 선출됐던 그였다.

하지만 지난달 12일 정부의 세종시 수정에 반발해 탈당서를 던지면서 모든 상황은 뒤바뀌었다.

송선규 대표의원 등 한나라당 소속 의원 19명은 강 의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회기 참석을 전면 거부하는 사태까지 불러왔고, 강 의장은 결국 도의회의 파행을 막기 위해 2차 회의에선 의사봉을 부의장에게 넘겨야 하는 처지에 놓일 수밖에 없었다. 정치적 이해관계로 인해 ‘인연’은 한순간에 ‘악연’으로 전락해버린 것이다. 진창현 기자 jch801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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