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중 부상·가석방 로비” 가족들에 접근 금품 요구

대전·충남 모 군부대에 근무 중인 김모 중위는 지난해 사기범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사기범은 “김 중위의 어머니가 갑작스럽게 쓰러져 지금 병원에 입원해 있다”며 “수술을 위해 병원비를 급하게 보내달라”고 김 중위를 독촉했다.

잠시 당혹감에 휩싸였던 그는 병원 이름과 모친의 주민등록번호 등을 구체적으로 묻자 상대방은 전화를 그냥 끊어버렸다.

김 중위는 “가족이 다쳤다든가 우편물 배송료를 보내달라든가 하는 보이스피싱 전화만 2년 군 복무 중 3번에 달한다”며 혀를 내둘렀다.

전화금융사기, 이른바 보이스피싱이 군(軍)과 교도소까지 기승을 부려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대전·충남 군부대에 따르면 군 입대한 사병들의 가족들을 상대로 훈련중 부상, 보급품 망실, 선호부대 배치 명목으로 금품을 요구하는 사기행위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이들은 전화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부대 관계자인 것처럼 속여 가족에게 접근하고 있다.

“탈영한 당신의 아들을 데리고 있다”며 가족들을 속이며 때리고 비명 지르는 소리를 전화로 들려주는가 하면, 외박을 나간 장병이 렌트한 차량으로 접촉사고를 내 합의금을 바로 송금하지 않으면 형사처벌을 받는다는 식의 수법도 횡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군입대를 앞둔 젊은이들이 인터넷 카페 등에 올린 ‘나 군대간다’ 등의 글을 보고 개인정보를 수집해 범행 대상으로 공략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도소도 보이스피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전교도소에 따르면 가석방 로비 명목 등을 들어 재소자 가족들에게 금품을 요구하는 사기행위가 1~2년 마다 불거지고 있다.

이들은 출소를 앞둔 재소자가 여타 재소자들의 가족에게 안부를 전한다며 전화번호를 받은 후 범행에 악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군 관계자는 “군 복무 중 과실 또는 사고 발생시 금품으로 해결하는 경우는 절대 없다”며 “사기전화를 받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부대에 확인하거나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서이석 기자 ab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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