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초대석]이재관 충남도 투자통상실장

▲ 사진= 홍성후 기자 hippo@cctoday.co.kr
충남도가 민선4기 출범 이후 51억 달러의 외자유치에 성공하는 눈부신 성과를 거둬들였다.

이는 전국 16개 시·도 중 최고 수준으로 5만 1110명의 고용유발 효과, 9조 1546억 원의 생산유발효과, 3조 5546억 원의 부가가치효과를 가져오는 괄목할만한 실적이다.

도는 충남을 관통하는 7개 고속도로, 철도 8개 노선, 무역항 5곳 등 탁월한 교통망과 수도권 등에 비해 저렴한 지가, 우수 인력확보가 용이하다는 점 등을 앞세워 성공적인 외자유치를 견인할 수 있었다.

이처럼 충남이 전국 최고의 성적표를 손에 쥘 수 있었던 것은 이완구 전 충남지사의 강한 의지와 이재관 투자통상실장을 비롯한 실무자들의 부단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충청투데이는 이재관 투자통상실장을 만나 도가 일군 성과들에 감춰진 뒷얘기와 향후 전망 등을 들어봤다.

대담 = 나인문 정치부장

이재관 실장의 사무실로 들어서자 가장 먼저 벽에 걸려있는 ‘不恥下問(불치하문)’이라고 적힌 액자가 눈에 들어왔다.

‘자신보다 못한 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다.’

이 실장은 자신의 생활신조이자 좌우명이라고 설명했다.

나보다 늘 상대를 우선으로 생각하고 배움을 받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는 것, 그건 그가 어떻게 외자 및 기업유치를 일궈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듯했다. 상대에게서 뭔가를 이끌어낸다는 건 곧 나를 낮추는 작업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 충남도가 올 한해 15억 7600만 달러의 외자유치에 성공하는 등 대단한 성과를 올렸다. 민선4기 성과를 간단하게 설명해 달라.

“민선4기 출범이후 외자유치 50억 달러, 국내기업 1000개 유치를 목표로 전략적 외자유치 활동을 펼쳤다. 그 결과 12월 현재 51억 6800만 달러의 외자와 2918개의 기업을 유치했다. 외자와 국내기업을 통틀어 총 47조 2060억 원의 투자 규모다.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영향을 끼친 건 당연했다.”

-오늘의 성과가 있기까지 투자유치를 위한 처절한 노력이 있었으리라 짐작할 수 있는데.

“투자가를 발굴해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게 되기까진 참으로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최소 2~3년의 꾸준한 관리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모든 건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에도 투자가의 법인설립, 공장설립에 따른 행정지원 등 지속적인 사후관리가 뒷받침 돼야 했다. 이를 위해 매주 월요일 각 담당자들이 맡고 있는 프로젝트의 진행상황 등에 대해 점검하는 회의를 개최했고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펼쳤다. 공무원들의 열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그동안 유치한 기업들이 지역경제에 기여한 실질적인 사례는 어떤 것이 있나.

“지난 1월 세계적인 자동차부품기업인 마그나파워트레인과 현대계열사인 위아㈜의 합작기업을 충남 아산으로 유치한 것을 들 수 있다. 총투자 1100만 달러에 연간 820억 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봤다. 경제위기 속에서도 지속적인 투자유치 노력 여하에 따라 세계적인 기업을 유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였다. 현대오일뱅크의 경우에도 시설증축을 위해 3년동안 1일 최대 6000 명의 인력이 필요했고 완공 후엔 400 명의 상시고용 인력을 창출시켜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고 있다.”

- 이완구 전 충남지사가 많은 힘을 기울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전 지사의 공백이 외자유치 차질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는데.

“그동안 투자유치 담당직원들이 기업을 찾아가 투자기업을 발굴하면 도지사가 해외에서 기업 CEO와 협상을 통해 MOU를 체결했다. 아무래도 도지사가 선두에 나서면 신뢰감이 상승한다. 이러한 점에서 지사의 공백으로 여건이 다소 불리할 수가 있지만 치밀하고 체계적인 전략이 있다면 그 공백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를 위해 도는 외국인들이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외투단지 조성 등 기업환경을 개선하고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 충남이 절대우위를 점한 산업과 생산, 판로까지 연계되는 맞춤형 투자유치 활동을 전개해 나가려 한다.”

-투자가들에게 충남의 어떤 점을 가장 크게 호소하나.

“충남은 국토의 중심으로 탁월한 입지 및 완벽한 교통망·물류 인프라가 구축돼 있다. 전국 어디서도 1~2시간이면 왕래가 가능하다. 또 수도권과 비교해 경쟁력 있는 토지와 양질의 공업용수도 장점이다. 토지가격만 비교해도 수도권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수도권과 인접해 있고, 전문지식을 갖춘 우수인력, 공무원들의 품격높은 서비스 제공 등도 충남의 매력이다.”

- 내년엔 외자 15억 달러, 국내기업 500개를 목표로 잡았는데 구체적인 활동 방향은.

“천안, 아산, 당진, 서산을 축으로 과학기술과 첨단산업을 유치함과 동시에 안면도 관광지 개발과 연계해 나가려 한다. 관광·레저 및 고부가가치의 안정적 고용창출이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 전 세계가 관심을 갖고 추진하는 신재생 에너지분야에 대한 투자가 발굴에 전력을 다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론 세계 최대 외환 보유국인 중국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중국 CCPIT와 유기적인 협력 네트워크 구축, 충남 상해사무소와 스촨 분소를 통한 활동창구 강화 등을 전개하려 한다. 아울러 대산석유화학단지에도 100억 달러 규모의 외자를 추가로 유치할 것이다.”

- 중국자본 유치를 특별히 강조하는 이유가 있나.

“중국은 세계의 공장으로 불랙홀처럼 달러를 흡수하고 있다. 세계 경제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도는 지난 4월 중국 상해에서 중국투자가 150 명을 초청해 충남의 투자환경과 프로젝트를 소개한 바 있다. 앞으로도 전방위적 중국자본 유치에 진력할 계획이다.”

- 이 실장은 공무원으로서 남다른 족적을 남기고 있다. 그만큼 이 실장을 배우려는 이들도 많다. 공직에 입문한 계기는 무엇인가.

“88년, 행정고시 32회에 합격했다. 개인적으론 나같은 사람은 공무원이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재수해서 대학 들어갔는데 1년을 어떻게 만회할까 하다 공무원을 선택했다. 학창시절엔 아버지가 육사를 가라고 했다. 군 출신이 잘 나갈 때였다. 근데 형들이 반대했다. 그래서 이 길을 선택했다. 공무원이 돼야 한다는 확실한 동기는 없었다는 의미다. 후배들은 보다 확실한 목표를 갖고 공무원이 됐으면 좋겠다.”

- 계룡시가 특례시로 승격하는데 주역이었다는 평가가 있는데.

“주역은 아니고 그냥 당시에 업무를 담당했을 뿐이다. 당시 계룡시 승격업무는 사실 오래 전부터 준비됐음에도 하나도 발전이 없었다. 행자부에 있으면서 법체계도 조금 비슷하고 해서 업무를 맡게 됐다. 사실 하던 일이라 해볼만 했다. 법안도 내가 초안을 마련하고 전달했다. 당시 매일 주요 지면을 할애해 준 충청투데이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린다.”

- 워낙 바쁘다보니 가정에 소홀한 부분도 있을 것 같다. 부인 강응선(41) 씨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지금은 처가 나보다 더 공무원이 됐다.(웃음) 처가 정말로 의식적인 공무원 사고를 가졌다. 차를 몰고 가면서도 절대 교통위반 안 한다. 옆에서 보면 답답할 정도다. 그런 것 때문에 말다툼까지 한 적이 있다. 매사에 나보다 더 꼼꼼히 챙기는 처에게 늘 고마울 뿐이다.”

- 끝으로 독자들에게 한 마디.

“투자는 정보전이다. 그 정보에는 가치없는 게 태반이다. 90% 정도가 가치없는 정보다. 하지만 우린 그런 정보라 하더라도 철저히 검색해 본 후에 판단한다. 그런데 그런 걸 악용하거나 영리목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도민들이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유용한 정보는 가감없이 전해주되 허무맹랑하고 통념상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은 한번쯤 유의해줬으면 한다.”

[프로필]

- 1965년 충남 천안 출생

- 천안 중앙고 졸업, 성균관대 졸업, 서울대 대학원 졸업(석사)

- 행정자치부 기획관

- 홍성군 부군수

- 대통령 비서실

- 충남도 경제통상실장

- 충남도 투자통상실장

정리=진창현 기자 jch8010@cctoday.co.kr

사진= 홍성후 기자 hippo@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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