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수정론 확산 들어 “고집피운다” 뉘앙스

정운찬 국무총리가 지난 19일 열린 대전지역 과학인들과의 만찬 간담회에서 세종시 문제에 대해 충청인들만 고집을 피우고 있다는 듯한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충청인의 반발을 부채질하고 있다.

비공개로 열린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복수의 인사들에 따르면 정 총리는 “전국적으로 세종시 수정에 찬성하는 분들은 9월초 제가 처음 얘기를 꺼냈을 때 60% 정도였는데, 이후 정치인들이 말씀을 하셔서 40%대로 떨어졌다가 최근에는 다시 57%까지 올랐다”고 여론 동향을 소개한 후 “충청도만 요지부동이다”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어 “(세종시 수정이) 전국적인 지지를 받고 있지만 충청도는 대의명분, 자존심 얘기하며 변함이 없다”면서 “그래서 한 번이라도 더 와서보고 설득하는 부드러운 접근법을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총리는 또 “충청주민은 원안을 주장하는 분들이 많지만 제가 마음을 바꿔놓을 수 있을 것”이라며 세종시 수정과 충청 민심 돌리기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러나 이날 간담회에선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졸속추진과 연구개발 관련 예산의 분산투자 우려에 대한 쓴소리가 터져 나왔다.

대덕넷 이석봉 대표는 “지방을 2류로 보는데 인식의 전환이 있어야 된다”며 “지역은 국토의 90%, 국민의 50%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제는 지역에 대한 배려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또 “박정희 대통령은 전국 전체를 하나의 캔버스로 생각해 정책을 폈지만 이후의 대통령들은 수도권 중심의 정책을 펴왔다”면서 “지방정책이라는 틀을 생각하면서 세종시를 다뤄야지 세종시만을 따로 떼서 다뤄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진압 이원길 부사장은 "세종시 수정 추진으로 지역민들이 박탈감을 갖고 있는게 사실이고 급작스럽게 여러 가지 안이 쏟아져 나오면서 정부에서 말하는 백년대계인지 아니면 국면전환용인지 혼란스럽다”고 꼬집었다.

진창현 기자 jch8010@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