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여명 충남도청앞 집결 도의원 등 3명 삭발식 거행

▲ 세종시 원안 사수와 이완구 충남지사 사퇴 철회 요구 집회가 11일 충남도청 앞 마당에서 열려 완사모 회원과 충남도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촛불을 들고 세종시 원안 사수 촉구와 이완구 지사 사퇴반대에 대한 결의를 다지고 있다.

홍성후 기자 hippo@cctoday.co.kr
“충청도의 영혼으로 행정도시 사수하자.”, “희생양은 이완구다. 충청도가 살려내자.”

‘세종시 원안 사수 및 이완구 지사 사퇴 철회 결의대회’가 열린 지난 11일 오후.

충남도청 앞 광장에 모인 1200여 명의 도민들은 겨울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뜨거운 목소리를 쏟아냈다. 세종시 원안을 지켜내기 위한 간절한 염원이 실린 외침이었다.

해가 지평선 너머로 사라질 때까지 열띤 저항에 몰두한 그들은 하늘이 어둑해지자 저마다 촛불을 손에 쥐었다. 자신들의 바람이 담긴 불빛이 저멀리 청와대까지 닿길 기도하는 눈빛이 담겨 있었다.

이날 궐기대회에는 다양한 퍼포먼스도 진행됐다.

이 지사가 행정도시 원안 폐지로 인해 (정치적으로) 자살했다는 부고가 내걸렸고, 행사 초반 태극기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국기도 등장했다.

총 19개의 국기 중 13개는 이 지사가 임기 동안 외자 유치에 성공한 나라를 의미했고, 나머지는 이 지사가 돌아와 충남도를 더욱 부흥시켜주길 원하는 바람이 담긴 것이었다.

특히 이날 행사의 백미는 김태흠 한나라당 보령·서천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과 강철민 충남도의회 의원, 배선길 비상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이 거행한 삭발식이었다.

김태흠 위원장은 삭발식에 앞서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이완구 지사가 가치와 소신을 굽히지 않고 있고 세종시는 점점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며 “충청인의 울분과 상처도 더욱 커져간다”고 마음을 표현했다.

배선길 위원장은 “정말 착잡하다. 우리가, 그리고 도민이 이 지사를 못 지켰다. 이제 누굴 믿고 따라야 할지 모르겠다. 그런 마음을 표출코자 삭발을 감행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정부에 대한 도민들의 저항은 행사 내내 사그러들지 않고 도청 앞마당을 적셨다.

강태봉 도의회 의장은 “지금이라도 세종시 수정은 즉각 중단돼야 된다”며 “한나라당 도의원들은 의견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탈당도 불사할 것”이라고 외쳤고 이에 도민들은 열렬한 호응으로 화답했다.

김준배 충남시군의회의장협의회장 또한 “행정도시 수정은 절대 있어선 안될 일”이라며 “정부는 세종시를 원안대로, 법대로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진창현 기자 jch801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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