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지사 ‘사퇴=차기 불출마’ 우회표명지역 정가 ‘무주공산 쟁탈’ 후보군에 촉각

▲ 세종시 원안 사수 및 이완구 도지사 사퇴반대 결의대회가 2일 충남도청에서 열려 강태봉 의장을 비롯한 한나라당 충남도의회 의원들이 사퇴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상용 기자
세종시 원안 사수를 주창하며 이완구 충남지사가 ‘용퇴’를 결심함에 따라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 정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지사가 사퇴를 결행한 후 6·2 지방선거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대두되며 충남지사 선거가 ‘무주공산’이 될 수 있다는 전망에 따라 각 정당과 후보군이 벌써부터 이 지사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셈법이 분주한 상태다. 실제 이 지사는 행정도시 백지화 정국에서 지사직을 내건 자신의 중대 결단에 ‘사퇴’와 ‘불출마’의 의미가 모두 함축돼 있음을 우회적으로 표명해 왔다.

이 지사는 최근 비공식 석상에서 “당적을 떠나 나는 도민들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이는 객관적인 여론조사를 통해 파악된 것이다. 하지만 세종시 문제로 요동치는 지금은 차기를 운운할 때가 아니다. 결코 얕은 수를 내다보고 처신하지 않겠다”고 말해 보다 큰 그림을 그리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현직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데다 민선 4기를 대과없이 성공적으로 견인했다는 점에서 재선이 유력해 보이던 이 지사의 사퇴는 충남지사 선거에 일대 지각변동을 가져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일각에선 가장 강력한 대항마가 빠진 상황에서 누가 충남도백으로 ‘입성’할 것인가를 놓고 예측이 난무하고 있다.

2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여권의 충남지사 후보로는 정종환(61) 국토해양부 장관, 홍문표(62)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전용학(57) 한국조폐공사 사장, 김학원(62)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야권에선 민주당의 경우 안희정(45) 최고위원, 양승조(50) 국회의원, 오영교(61) 동국대 총장이 오르내리고 있고, 자유선진당은 박상돈(60)·이명수(54)·류근찬(60) 의원 등이 자천타천 거명되고 있다.

이밖에 민주노동당은 김혜영(44) 충남도당 위원장이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진보신당은 3일 이용길(55) 부대표가 후보군 중 처음으로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그러나 세종시 수정안의 국회 통과 여부가 결론 나는 내년 2월경 충청권 정치 지형도와 한나라당 내 역학구도에 따른 이 지사의 선택이 또 다른 중대 변수로 등장할 수 있다.

또한 각 당이 현재 거론되는 인물 이외의 외부인사를 영입해 깜짝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장 ‘민선 3선 지사’ 출신인 무소속 심대평 의원이 창당할 경우 어떤 후보를 내세워 기존 정당에 맞설 것인지, 새롭게 창당하는 국민참여당과 민주당의 정치공학적 함수관계 등이 어떻게 작용할지를 놓고 지역정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 일 기자 orial@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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