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수상자 1명도 없어… 박수부대 전락

▲ 11일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03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환하게 웃으며 기뻐하고 있다.
'독수리, 박수부대가 되다.'

한국 프로야구 포지션별 최고의 스타를 가리는 골든 글러브 시상식이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렸으나 한화 이글스는 단 1명의 수상자도 배출하지 못했다.

지난해 송진우와 송지만이 각각 투수 부문과 외야수 부문에서 골든 글러브를 수상하며 구단의 명예를 살렸지만, 올해는 각 부문 수상자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것이 고작이었다.

한화는 포수 부문에 이도형(2할6푼6리, 16홈런, 58타점), 1루수 부문에 김태균(3할1푼9리, 31홈런, 95타점), 외야수 부문에 이영우(2할9푼7리, 16홈런, 71타점)가 각각 후보에 올랐으나 골든 글러브를 향한 치열한 경합에는 명함조차 내밀지 못했다.

김태균이 후보로 오른 1루수 부문은 올해 아시아 홈런 신기록을 쏘아올린 이승엽이 버티고 있어 별다른 경합 없이 싱겁게 승부가 갈렸으며, 포수 부문은 SK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끈 박경완(SK)과 3할 타율을 기록하며 타격 10위에 오른 김동수(현대), 역대 최고 도루 저지율을 기록한 김상훈(기아)의 3파전으로 이어져 이도형은 시상식에 참석한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또 3명을 뽑는 외야수 부문에는 타율, 홈런, 타점 모두 2위에 오른 심정수(현대)와 도루왕 이종범(기아)이 '황금장갑'을 예약한 가운데 최다안타 1위인 박한이(삼성), 타격 4위에 오른 양준혁(삼성), 5위를 차지한 이진영(SK) 등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여 이영우 역시 박수부대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날 올 시즌 아시아 홈런기록(56개)과 한시즌 최다타점 기록(144점)을 갈아치운 이승엽은 한대화가 해태 선수 시절 세운 3루수 6년 연속(1986∼91년) 최다 수상기록을 깨고 골든 글러브 연속 7회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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