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빛낸 지역체육스타]금산여고 펜싱
올 전국체전 펜싱 여고 에페 단체전에서 금산여고가 금메달 소식을 전하자 체전 관계자들은 기쁨에 앞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선수 수급이 원활치 못해 엔트리(4명)도 채우지 못했을 뿐더러 선수 1명은 이제 갓 펜싱을 시작했기 때문에 메달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봤기 때문이었다. 단 3명의 선수만으로 팀을 꾸려 출전한 금산여고로서는 만약 예선 과정에서 1명이라도 부상을 당하면 아예 경기를 포기해야 할 상황이었다.
또 3명의 선수 중 2명은 초등학교 때부터 펜싱을 시작했지만, 1학년 전은희는 검을 잡은 지 채 1년6개월도 되지 않은 신예였다.
한상수 지도교사는 당시 쏟아지는 주변의 축하와 함께 따라붙었던 '이변'이라는 말이 너무나 듣기 싫었다고 한다.
1년 365일을 그와 함께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땀흘려 온 선수들에게 이번 쾌거는 결코 우연이 아닌 노력에 대한 당연한 대가였던 것이다.
선수 부족이라는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팀의 단합과 많은 훈련량밖에 없다고 판단한 한 교사는 하루 중 오전 수업시간을 제외한 20시간 이상을 선수들과 함께했다.
조일남 교장은 천안초 화재 사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합숙을 고집하는 한 교사의 훈련방법에 대해 때론 난감하기도 했다. 그러나 학생들의 안전과 효과적인 합숙을 위해 그들과 함께 숙식하는 한 교사의 집념에 나중에는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한 교사의 강훈련에 힘들어하던 선수들도 곧 적응해 나갔다.
올초 2학년 신아람이 2003 세계 유소년선수권대회 출전 선발전에서 1위로 통과하며 그들의 노력은 꽃을 피웠고, 결국 전국체전에서 그 열매를 맺었다.
금산여고는 내년에도 3명의 선수만으로 전국체전에 나가야 한다.
2004년 가을, 충북 체전에서 그들이 만들어 낼 또 하나의 금빛 꿈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