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빛낸 지역체육스타]금산여고 펜싱

▲ 금산여고가 무명설움을 딛고 창단 20년만에 전국체전에서 단체전 금을 따냈다. 왼쪽부터 한상수 지도교사, 장정환 교감, 전은희, 신아람, 김준영 선수, 조일남 교장.
"남들은 이변이라고 말하지만 아이들이 흘린 피와 땀에 대한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올 전국체전 펜싱 여고 에페 단체전에서 금산여고가 금메달 소식을 전하자 체전 관계자들은 기쁨에 앞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선수 수급이 원활치 못해 엔트리(4명)도 채우지 못했을 뿐더러 선수 1명은 이제 갓 펜싱을 시작했기 때문에 메달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봤기 때문이었다. 단 3명의 선수만으로 팀을 꾸려 출전한 금산여고로서는 만약 예선 과정에서 1명이라도 부상을 당하면 아예 경기를 포기해야 할 상황이었다.

또 3명의 선수 중 2명은 초등학교 때부터 펜싱을 시작했지만, 1학년 전은희는 검을 잡은 지 채 1년6개월도 되지 않은 신예였다.

한상수 지도교사는 당시 쏟아지는 주변의 축하와 함께 따라붙었던 '이변'이라는 말이 너무나 듣기 싫었다고 한다.

1년 365일을 그와 함께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땀흘려 온 선수들에게 이번 쾌거는 결코 우연이 아닌 노력에 대한 당연한 대가였던 것이다.

선수 부족이라는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팀의 단합과 많은 훈련량밖에 없다고 판단한 한 교사는 하루 중 오전 수업시간을 제외한 20시간 이상을 선수들과 함께했다.

조일남 교장은 천안초 화재 사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합숙을 고집하는 한 교사의 훈련방법에 대해 때론 난감하기도 했다. 그러나 학생들의 안전과 효과적인 합숙을 위해 그들과 함께 숙식하는 한 교사의 집념에 나중에는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한 교사의 강훈련에 힘들어하던 선수들도 곧 적응해 나갔다.

올초 2학년 신아람이 2003 세계 유소년선수권대회 출전 선발전에서 1위로 통과하며 그들의 노력은 꽃을 피웠고, 결국 전국체전에서 그 열매를 맺었다.

금산여고는 내년에도 3명의 선수만으로 전국체전에 나가야 한다.

2004년 가을, 충북 체전에서 그들이 만들어 낼 또 하나의 금빛 꿈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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