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음·모음 조합없이 무차별 사용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으로 창제 됐다는 한글이 올해로 반포 563돌을 맞았지만 갈수록 ‘한글 파괴’ 현상이 심각해 지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의 온라인상 무차별적 한글 파괴는 위험수위를 넘은지 이미 오래다.

마치 ‘외계어’ 같은 상형문자(?)가 일상적으로 쓰이고 있는 것이다. 한글의 자음만으로, 또는 모음만으로 이뤄진 암호같은 정체불명의 문자를 부모세대는 도무지 이해할 수조차 없는 경우도 많다.

이에 따라 한글 파괴는 세대 간 소통 단절, 문화 단절같은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한글 파괴 현상은 인터넷과 휴대폰이 대중화 되면서부터 본격 진행됐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인터넷 게시판 댓글 등에 재미삼아 누가 한 번 올리면 청소년들에게 그대로 유행병처럼 번지는 등 확대 재생산되고, 휴대폰이 대량 보급돼 문자메시지가 일상화 되면서 한글 파괴가 가중됐다는 것이다.

중학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아이들이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는 것을 보면 문자인지 암호인지 도대체 뜻을 모르겠다”며 “그런 말 쓰지 말라고 나무래도 막무가내로 쓰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아이가 저런 글자를 계속 사용하다가 진짜 한글 맞춤법을 모르면 어떻게 하나 걱정된다”며 “학교에서 좀더 한글의 중요성과 올바른 사용을 지도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글사랑운동 관계자는 “우리 청소년들의 한글 파괴 현상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교육당국에서 심각성을 깨닫고 좀더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학부모들도 자녀들이 이상한 문자 아닌 문자를 주고 받는 것을 무심코 넘기지 말고 우리 말과 글의 중요성을 항상 일깨워 줘야 또다른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인석 기자 cis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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