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식 목원대 이사장

정부는 그동안 논란이 되어 오던 파병문제에 대해서 지난달 18일 이라크에 파병하기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 방콕에서 열린 APEC 정상회담 중에 열린 한미정상회담(10월 20∼21일)에서 부시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미국의 친구이자 나의 친구'라며 이라크 파병을 결정한 한국에 무척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환영의사를 밝혔고, 노 대통령은 미국이 북핵 관련 6자 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해 온 일에 대해서 감사의 뜻을 전했다.

파병과 관련된 내용들이 언론에 보도되자 파병정책을 비난하고 반대하는 여론들이 있고, 파병이 마땅한 일이라고 찬성하고 속히 파병하기를 바라는 여론도 있다. 하지만 우리 국군들을 남의 나라 전쟁터에 보낸다거나 험난한 지역에 파병하는 일들에 대해서 걱정스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사랑하는 자녀를 군에 보내고 노심초사 걱정하며 염려했던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소중한 아들을 국가에 바친 가족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무겁다. 그러나 군인들은 국가안전이나 세계평화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일이 마땅한 것으로 각오하고 있는 사람들이며 이 신념이 국가를 보호하며 군을 유지하는 든든한 토대가 된다.

이라크 파병을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몇 가지를 생각해 보았다.

첫째, 한미 동맹에 대한 신뢰를 강화해 우리나라의 안전을 도모하고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큰 힘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는 지난 세기 신뢰를 쌓아온 한미관계를 잊어서는 안된다. 공산국가의 침략을 받은 6·25 전쟁(50년 6월 25∼53년 7월 27일)시에 미군 5만4000명이 전사했고 10만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한다. 휴전 협정(53년 7월 27일)을 체결하고 남북이 휴전선을 경계로 냉전 속에서 지금까지 살아오고 있는데 미군은 한반도의 안전을 위해서 막중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전후에 폐허가 된 이 땅의 백성들이 수많은 구제물자를 받아 살던 때를 잊어서는 안되고 이제는 미국을 도울 기회가 오면 도와 주는 것이 한미 양국의 신뢰를 강화하는 일로 생각된다.

둘째, 패망하여 어려움을 당하는 이라크를 돕는 계기가 되어 국가의 국제적인 위상이 높아지는 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와 이라크와의 관계를 살펴보면 1981년 영사관계, 1989년 대사급 관계로 맺어졌고 1985년에 항공협정, 문화협정, 1982년 뉴스협정을 체결해서 관계를 돈독히 했고 특별히 1977년에는 건설업체의 진출로 주요 해외건설 시장이 되었다.

이라크는 북한과 1968년 외교관계를 맺었다가 이란과의 전쟁시에 북한이 이란을 지원하였기 때문에 1980년에 단교조치를 취했다. 현재 이라크 정부는 무너졌고 미국의 지도 아래 새로운 민주정부를 세우는 과정 가운데 있다. 지혜롭고 능력 있는 한국군이 어려움에 처한 이라크를 도와 주는 역할을 통하여 국제적인 신뢰를 얻고 국제사회에서 위상을 높이는 기회로 선용해야 한다.

셋째, 국제적인 군사활동을 통해서 군사력을 강화하고 전술 전략을 크게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고,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에도 도움이 되는 기회가 될 것이다. 파괴된 나라를 재건하는 데 일정한 역할을 담당하고 원유공급에 유익한 위치를 점유해서 어려운 국내 경제상황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조속히 특수한 부대를 파병하여 이라크의 평화를 위해 봉사하는 군대로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훌륭한 국군의 위용을 보여 주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국군 파병에는 많은 위험이 있고 여러 가지 변수가 있어 걱정되는 바도 있지만 극동 지역에 위치한 우리나라가 서아시아 지역에 있는 멀고 먼 나라에 가서 난국에 처한 국가가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 주고 평화적인 민주 국가로 발전시켜 주는 중대한 역할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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