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예산 이자수익 왜 날렸나

대전시의 세외수익 손실은 시의 안일한 예산 관리와 시 금고인 하나은행의 사익(社益) 챙기기가 빚어낸 결과로 해석되고 있다.

시가 그동안 체계적인 관리없이 시민의 혈세를 얼마나 허술하게 다뤘는지를 여실히 보여 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대전시의 부실한 예산관리는 감사원 감사 중 시가 하나은행에 세외수익을 예치한 후 적용받은 이율과 개인이 하나은행에서 받은 이율을 비교하는 과정에서 들통났다.

개인의 경우 금융기관에 거액을 예치하면 기본 이자율 3.8%보다 최고 0.6%가량 높은 우대금리를 적용받은 반면 시는 수천억원대의 예금을 예치하면서도 우대금리를 전혀 적용받지 못했다.

이는 시 세외수익에 매년 수십억원의 손실로 이어져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또 정기예금(이자율 6.4%) 및 단기신탁(이자율 5.12%) 등 고이율의 예금상품을 거의 이용하지 못한 채 주먹구구식으로 예산을 운용해 왔다.

시는 이에 대해 입출이 빈번한 세수익의 특성상 일정 만기일이 정해져 있는 고이율 상품에 예치하는 것이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모 은행 관계자는 "한달 미만의 예금일지라도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상품 등을 이용하면 보통예금의 이자율 1%보다 많은 3%대의 이자율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MMDA 상품에 200억원을 예치할 경우 보통예금으로 받을 수 있는 이자보다 4000만원 가까이 더 받을 수 있다.

이 상품은 이미 타 자치단체에서 이용하고 있으며 시에도 일부 도입,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하나은행의 입장에서 시에서 요구하지 않는 이상 굳이 고이율의 상품을 시에 소개해 이자를 더 줘야 할 필요가 없었다.

결국 세외수익으로 시 재정에 재투자돼 시민 복지향상 등에 쓰여져야 할 상당액의 예산은 시의 무관심과 행정편의주의식 관리 속에서 손실을 본 셈이 됐다.

시는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이자손실을 봤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며 지난 10년간의 손실만 계산해도 최소 200억∼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