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 서거로 바라본 장례문화]포화상태 이른 화장장

장묘문화가 바뀌고 있다. 전통방식의 매장문화에서 화장문화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故) 노무현 전(前) 대통령도 서거 직전 작성한 유서에 ‘화장해라’고 명시해 슬픔에 빠진 국민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제까지 서거한 역대 전 대통령 중 누구 하나 화장장(火葬場)을 선택한 이가 없었기 때문.

하지만 이제 더 이상 화장장은 낯선 장묘문화가 아니다. 국민 10명 중 6명은 매장 대신 화장을 선택하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7년 전국 화장률은 58.9%로 10년 전 23.2%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대전과 충남은 각각 56.8%와 38.3%로 나타나 전국 평균보다는 떨어졌지만 대전·충남 지역민들이 화장장보다 매장을 선호하고 있는 이유는 지역 내에 화장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내 화장터는 각각 1개소씩 모두 2개소로 대전은 화장로 7기, 충남은 화장로 14기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상시 가동로는 대전은 6기, 충남은 8기에 불과하다.

나머지 화로는 수리 보수를 하거나 개장(매장한 시체나 유골을 다른 분묘 또는 봉안시설에 옮기는 것)유골 화장에 사용되고 있다.

이 때문에 대전과 충남 화장터는 항상 화장을 원하는 유가족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실제로 대전 장묘센터 인터넷 화장예약 현황을 보면 2일과 3일은 80% 예약이 끝나 있는 상태다.

또 대전장묘센터 화장장 가동현황을 살펴보면 올 초부터 5월까지 모두 하루에 24구씩 모두 3609구를 화장할 수 있는데 일반시신과 개장유골 3567구를 화장해 99%의 가동률을 보였다.

대전장묘센터 관계자는 “인터넷으로 화장을 예약현황을 받고 있는데 예전에 비해 화장장을 원하는 유가족이 늘었다”며 “대전지역 분들도 있고 서울이나 경기에서 화장을 하기위해 대전까지 내려오는 유가족들도 많다”고 말했다.

충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충남 홍성 장묘관리사업소 화장예약 현황도 70%에 달한다.

충남 홍성장묘관리사업소 관계자는 “모두 14기가 있지만 그 중 8기만 가동하고 있다. 나머지 6기는 개장유골 화장에 이용하고 있다”며 “하지만 8기 중 1~2기는 수리나 보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예약현황은 70%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에 정부는 2007년 5월부터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을 정비해 지자체별로 화장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고 지역주민과 타 지역주민과의 화장요금을 차등화 하는 조치를 취했지만 '기피시설'이라는 이유로 지역주민들과 마찰을 빚어 시행은 더딘 상태다.

장묘관리센터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화장터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장묘문화가 매장문화로 바뀌어 가는 만큼 화장터가 더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우 기자 scorpius7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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