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票心 의식 "원칙적 찬성"으로 선회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8일 당 대표 취임 후 처음으로 대전을 방문, 행정수도 이전 여부로 들끊고 있는 충청권 구애에 심혈을 기울였다.

충청권은 선거 때마다 캐스팅보트를 행사했던 지역으로 내년 4·15 총선을 앞두고 행정수도의 해법에 따라 표심이 달라질 수 있어 정치권을 고민하게 만들고 있다.

최 대표는 이날 서구 둔산동 소재 오페라웨딩에서 '행정수도 이전 범국민연대'가 주최한 특별간담회에 참석, "행정수도 이전에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는 당 대표로서의 입장을 개진했다.

그러나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은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공약으로 내세워 톡톡한 재미(?)를 본 반면, 한나라당은 '수도권 집값 폭락' 등을 주장하며 강력 반발한 기존 입장을 의식한듯 표현에 상당한 신경을 썼다.

최 대표는 바른선거시민모임 윤경화 지부장, 충남대 한복룡 교수, 단국대 이효선 교수 등으로부터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에 대한 한나라당의 입장은 무엇이냐'는 강도 높은 질문을 받고 "지난 대선 때와 달리 당론을 바꾼 것은 없다. 그러나 수도권 지역에서 내년 총선에 출마하는 의원들이 자신들의 이해에 얽매여 반대할 소지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충청권 주민들의 우려를 가라 앉히기 위해 안간힘을 쏟았다.

그는 또 "두번의 지난 대선에서 충청권 민심을 잡지 못해 패배했다"면서 "충청도는 한국정치 무대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지역으로 선거 사상 충청에서 이기지 못하고 전국 선거에서 이긴 적이 없다"며 충청권의 중요성을 환기시키기 위해 애썼다.

지난 대표 경선 때 자민련을 아우르는 '보수대연합'을 주장했던 최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자민련과 연대 및 연합공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속내를 다 드러내면 기사가 커질 수도 있다"고 조크한 후 "정당과 정당의 문제를 함부로 얘기할 수는 없지만 자민련과 우리 당은 나라의 미래를 내다보는 시각에서 유사성이 있다"며 여운을 남겼다.

강창희 한나라당 행정수도추진협의회(행추협) 상임대표도 인사말을 통해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은 역대 대선 공약 수십개 중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것이 사실"이라며 "입지는 당연히 충청권이어야 하며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되고, 과도한 규제를 해제하고 자유로운 재산권 행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충청권 견해를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최 대표를 비롯해 강창희·유한열·신경식 대전, 충남·북 시·도지부장, 이양희·이재선 의원, 김칠환·김홍만·이재환·조영재·정용기 등 대전지역 지구당위원장, 이은규 대전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시·도의원, 행범련 관계자 등이 대거 참석해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당의 입장에 신경을 곧두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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