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환씨 대전시 경영평가담당관실 경영행정담당

참여정부의 국정목표 중 '지역 균형발전 및 지방분권화'와 '공직사회 개혁'은 자치단체에게 변화와 개혁의 시대를 이끌어 갈 체질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역대 정부에서 공직사회의 개혁을 추진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현 정부의 특징은 공무원을 개혁의 대상이 아닌 '개혁의 주체'로 설정해 스스로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주민과 호흡하는 공무원이 되기 위해 변화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으며, 내부적으로도 발상과 인식의 전환으로 새로운 행정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반화되고 있다.

얼마 전 '신경영 마인드'란 책에서 '벌과 파리의 교훈'이라는 내용을 읽은 적이 있다.

몇 마리의 벌과 파리를 병 속에 함께 넣고 주둥이 쪽을 창 반대쪽으로 해서 병을 뉘어 놓았는데 벌은 밝은 방향에서만 출구를 찾다가 끝내 지쳐서 죽게 되고 파리는 2분도 되지 않아서 주둥이로 나가 버린다는 에피소드가 있었다.

분명 벌이 지능이 높은데 어떻게 출구를 빠져 나오지 못하고 죽은 것일까.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행동하지 않고 논리적인 판단에만 의존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실험과 시행착오를 지속할 필요가 있으며 유연한 사고와 행동이 성과를 가져온다는 점이다.

공무원 사회도 마찬가지로 책상 앞에서의 논리적인 사고도 중요하지만, 주민과 현장에서 부딪쳐 가며 문제 해결책을 강구하고 이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실패가 성공을 위한 과정으로 수용될 때 공무원들의 마인드를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시책이나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추진하면서 나타나는 실패요인을 분석, 재발 방지를 위해 교훈이 될 수 있는 '우수 실패사례 발표회'를 개최, 서열중시 풍토에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일정 부분 실적을 도입하는 '실적 인사행정' 등 관행화된 습성에서 벗어나 때로는 과감하고 파격적인 일처리가 필요하다.

150만 시민이 편안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새로운 시책이나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적용하는 것이 공직자로서의 진정한 보람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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