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언론노출에 하루 미루자 억측 나돌아
경찰 “당초 5일예정 어젠 교수회와 상의만”

서원학원 박인목 이사장이 교비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재단 측에 대한 압수수색 시기를 당초 4일에서 5일로 연기하면서 각종 억측을 사고 있다.

경찰은 특히 압수수색에 대한 정보가 사전에 외부로 유출돼 언론이 미리 현장에서 진을 치고 기다리자 4일 하룻동안 두 번씩이나 압수수색 집행을 연기했고 급기야 제한된 선에서 언론에 공개하겠다는 언론 측과의 타협 이후 5일 오전으로 결정하면서 지나치게 고소인과 피고소인 양 측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낳고 있다.

청주 흥덕경찰서는 손문호 전 서원대 총장 등으로부터 전달받은 교비 1억 원을 박 이사장이 비자금으로 조성했다는 내용으로 지난달 초 고소된 사건과 관련해 4일 오전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날 서원대에 도착한 형사들은 기자들이 대거 몰려 있는 모습을 보고 현장에서 철수했다. 이어 형사들은 오후 1시 30분경 재차 압수수색에 나섰으나 또 다시 언론에 노출되자 현장을 빠져나왔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경찰이 한 달 전 ‘배임’, ‘횡령’ 등 각종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박 이사장 관련 사건이 대부분 무혐의 처분되자 호들갑스러운 압수수색을 피하려고 한다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본보 10월 13일자 3면 보도>또한 일부에서는 가뜩이나 재단부채 해결능력을 놓고 교수회와 학생들로부터 불신을 사고 있는 박 이사장이 취임 당시 관선이사들을 속여 이사 선임 결의를 받아낸 혐의(업무방해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로 불구속 기소된 상태에서 압수수색 장면이 언론에 노출될 경우 박 이사장에 대한 선입견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부담감을 가졌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실제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현재 교수회 측이 밀봉상태에서 보관하고 있는 박 이사장 비자금 조성 관련 각종 회계장부 및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건네받으려 했으나 교수회 측이 형사들의 대학교 도착 여부를 언론에 전달하면서 압수수색 집행시기를 돌연 연기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당초 압수수색 날자는 5일로 예정돼 있었고 4일에는 교수회 측과 압수수색 전에 상의를 하기 위해 간 것 뿐”이라며 “특히 교수회 측과 상의하는 모습이 언론에 보도될 경우 마치 경찰이 고소인(서원대 교수회)측 편에 선 꼭두각시가 될 수도 있기에 언론을 피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유성열 기자 andrew402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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