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인하 불구 시중금리 상승세

지난 9일 한국은행의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하(0.25%포인트) 조치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시중금리를 잇따라 인상하면서 서민들의 이자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13일부터 국민은행의 3개월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연 6.72~8.22%로 지난 주 6.61~8.11%보다 각각 0.11%포인트 인상된다. 이는 2004년 국민은행의 금리 체계 변경 이후 최고 수준이다.

3년 고정 금리형 주택대출 금리는 연 8.24~9.74%로 1주일 전보다 0.07%포인트 떨어졌지만 주택대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변동 금리는 기준금리 인하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한은행은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13일부터 0.12%포인트 인상한 연 6.77∼8.07%로 조정할 계획이며, 우리은행은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다음 주부터 0.12%포인트, 외환은행과 기업은행은 각각 0.10%포인트 인상한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렸는데도 금리가 인상된 것은 주택담보대출 금리 등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연일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은 예금을 받거나 은행채, CD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최근 미국발 금융위기로 국내외 자금시장이 얼어붙어 은행채나 CD 발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10일 3개월물 CD 금리는 전날보다 0.02%포인트 오른 5.98%를 기록, 2001년 1월30일(연 6.0%) 이후 7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국내 금융시장에 이어 실물경제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대출금 상환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거치기간이 끝나고 원금을 분할 상환해야하는 때가 도래된 가구들은 최대한 빚을 줄이고 싼 이자의 상품으로 갈아타는 등 금리를 최소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재광 기자 kipoi@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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