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속 젖줄' 청정 물길로 되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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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속 젖줄' 청정 물길로 되살아난다
  • 한남희 기자
  • 승인 2008년 09월 16일 19시 00분
  • 지면게재일 2008년 09월 17일 수요일
  •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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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동의 현장을 가다](33)대전 하수관거 정비사업
대전 도심을 흐르는 대전천, 갑천, 유등천. 이들 3대 하천은 과거 한밭벌의 젖줄이었지만 지금은 전국 대부분의 도심 속 하천이 그렇듯 개발과 함께 물 부족과 오염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도심의 하천은 물이 부족할 때보다 오히려 큰비가 내렸을 때 일시적으로 급격하게 오염도가 올라간다.

바로 하수관과 우수관이 분리되 않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장마철이 아니더라도 비가 한꺼번에 내리기만 하면 평소 생활하수만 흐르던 하수관(오수관)에 빗물이 급격하게 유입된다. 빗물의 양이 적더라도 하수에 섞일 경우 농도가 떨어져 하수처리장의 효율이 떨어뜨린다. 특히 내리는 비의 양이 조금만 많다치면 하수관의 한계치를 넘어버려 오수와 빗물이 합해져 하천으로 넘치게 된다. 이럴 때 천변은 악취가 진동하고 물고기 등 하천생물이 집단 폐사하기도 한다.

이러한 도심 속 젖줄을 살리기 위해 시작한 사업이 바로 하수관거 정비사업. 일제시대 때 도심지가 개발된 대전은 하수관이 수십 년을 넘어서면서 일부 구간은 토관의 형체만 남아 있거나 아예 주저앉아 버린 경우도 있다.

   
▲ 하수관거정비공사 관계자들이 대전 유성지역 상인들의 영업 불편과 시민들의 출퇴근 시간 교통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밤 늦은 시간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시는 이런 구간에 대해 부분적인 정비공사를 진행해왔지만 올해부터 전면적인 보수공사와 함께 진행하는 것이 오수관과 우수관의 분리 사업이다.

▲2012년까지 2177억 투입, 286㎞ 오수관 신설

지난 2002년 실시한 하수관거정비 타당성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대전지역 정비대상 하수관은 총 연장 1028㎞로 비용만 8891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의 필요성은 크지만 천문학적인 비용 때문에 도입된 것이 BTL(임대형 민자사업;Build-Transfer-Lease) 방식. 2005년 환경부는 민간자본을 활용, 2008년까지 4개년 계획으로 총 5조 6000억 원 규모의 하수관거 정비 프로젝트를 내놨다.

2006년부터 사업에 착수한 대전시는 2012년까지 총 286.2㎞ 구간에 2177억 원을 투입키로 하고 현재 유성, 월평, 오정천, 회덕 일원 859만㎡(164.2㎞) 구간에 1단계 사업(2008∼2011)이 진행 중이다. 1단계 사업비 1114억 원 중 국비 지원액은 30%인 445억 6000만 원으로 일반 재정사업으로 진행할 경우(10%)보다 재정부담이 덜하며, 20년간 장기간에 걸쳐 분산 상환함으로 채무부담 완화 효과도 있다.

2단계(동구 대전천 우안, 대동천 하류, 가양천 상류, 중구 대전천 좌안, 유등천 우안)의 경우 총 연장은 122㎞(사업비 1063억 원)로 2012년 완공을 목표로 내달까지 사업계획을 완료, 사업시행자를 선정한 뒤 내년 초 착공할 계획이다.

▲GS건설과 지역업체 뭉친 대전아랫물길㈜

1단계 사업을 맡은 대전아랫물길㈜은 주관사인 GS건설(37%)과 계룡건설산업(23%), 경남기업(20%), 금성백조주택, 운암건설(이상 4.5%), 엔알건설, 구성건설, 인보건설(이상 3%), 신도종합건설(2%)이 뭉쳐 만들어진 컨소시엄이다. 이 컨소시엄의 지역업체 참여비율은 무려 63%로 2007년 BTL사업 시설사업기본계획(RFP)부터 정부가 적용토록 권고한 지역업체 참여비율(40%)보다 23%나 상회, 지역 건설경기 부양에도 한 몫하고 있다. 지난 5월 유성지역을 시작으로 착공된 1단계는 2011년 11월까지 42개월(시운전 포함)간 진행될 예정으로, 완공과 함께 대전시에 기부채납된다. 시는 기부채납 즉시 이를 다시 대전아랫물길㈜에 20년 임대해주고 이 기간 동안 공사비와 운영비를 지불한다.

▲하천 살아나고 정화조 사라진다

하수관거 정비사업의 큰 줄기는 오수관과 우수관의 분리 및 계곡수의 하천 유입이다. 기존 오수와 우수가 함께 흐르던 하수관은 우수 전용관으로 쓰이고, 오수는 새로 설치되는 관으로 차집, 하수종말처리장으로 흘러간다.

현재 대전지역 전체 하수관 중 오수와 우수가 분리된 관은 신도심 지역으로 분리율은 43%에 그치고 있다. 이번 사업이 완료되면 분류식 하수관거율이 53%로 높아져 수질이 크게 개선(하수종말처리장 방류수 9.6→ 6.0ppm)될 전망이다.

정비사업은 하수처리의 효율과 하천 오염방지 외에도 빗물을 하천에 유입시켜 하천수량을 풍부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또 계곡에서 흘러내려오는 깨끗한 물은 오수관이 아닌 새로운 관을 매설, 직접 하천으로 유입시킨다. 이를 위해 18개소에 계곡수 유입방지시설을 설치, 하루 2만 6425㎥의 유지용수를 확보할 수 있다. 또 해당지역 주민(1만 489세대)은 분뇨정화조 설치 및 청소의무가 없어지게 돼 건물 신축·증축시 정화조 설치비 80만 원과 연간 정화조 청소 관리비 1만 8000원(이상 10인조 기준)이 필요 없어진다. 특히 여름철 주택가내 정화조에서 올라오는 하수 악취를 맡지 않아도 된다.

한남희 기자 nhhan@cctoday.co.kr

[인터뷰]고태진 대전하수관거정비 현장소장

"야간공사로 시민불편 최소화 … 맑은 물로 보답"

   
▲ 고태진 대전하수관거정비 현장소장
1단계 대전시 하수관거정비 임대형 민자사업(BTL)을 맡은 대전아랫물길㈜의 주관사인 GS건설은 대전 외에도 충북 음성과 대청댐 일원, 충남 논산 등 전국적으로 10개 지역에서 하수관로공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 5월부터 유성지역에서 공사를 시작한 대전아랫물길㈜ 측은 '시민들의 불편 최소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고 한다. 현장에서 공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고태진 대전하수관거정비현장소장(LG건설 부장)을 만나 사업 전반에 걸쳐 들어봤다.

- 이번 하수관거정비는 어떤 사업인가.

대전지역 하수관로가 매설된 지역 중 오수관과 우수관이 분리돼 있지 않은 지역에 대해 분류식 하수관거를 매설하게 된다. 현재 착공된 사업은 1단계로 유성, 월평, 오정천, 회덕 일원 등 4개 하수처리 분구 859만㎡(164.2㎞) 구간에 1단계 사업(2008∼2011)을 진행 중이다. 오수와 우수가 함께 흐르던 하수관은 우수전용관으로 쓰고 오수는 새로 설치하는 관으로 차집, 하수종말처리장으로 흘려보내게 된다. 또 유지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기존 오수관으로 들어가던 계곡수를 차집, 맑은 물을 직접 하천으로 유입시킨다.

- 사업이 완료되면 어떤 효과가 있나.

분류식 하수관거율이 현재 43%에서 53%로 높아져 하수처리효율이 높아지고, 하수종말처리장 방류수 BOD가 9.6ppm에서 6.0ppm으로 낮아지는 등 수질이 개선된다. 하천 유량도 늘어나고 유성천의 경우는 사업 시행으로 오수가 전혀 하천으로 흘러들지 않아 그야말로 청정유성이 실감날 것이다. 또 사업지역 세대에는 분뇨정화조가 사라져 정화조 설치 및 운영비가 필요없게 되고 악취 문제도 해결된다.

-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말은.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단거리 구간에 대해 최단시간에 공사를 끝내는 방법을 쓰고 있다. 또 영업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주택가가 아닌 곳에서는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야간공사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하수관로 사업이라는 게 민원이 발생하지 않을 수 없다. 당장은 불편하시더라도 나중에 하천에 맑은 물이 흐르는 것을 보시면 '잘 참았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맑은 하천은 우리의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의무가 있다. 시민 여러분의 많은 이해와 협조를 부탁드린다.

한남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