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투자전략

올 초부터 재테크 일기예보는 '흐림', '맑음', '비'를 반복하면서 투자자에게 새로운 재테크 지도를 그리도록 요구하고 있다.

지난 11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지난해(6.3%)의 절반 수준인 2.9%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성장률 4%대가 무너지면 기업은 구조조정과 감원을 고려하게 되고 개인은 수입원의 감소와 부채, 금융기관은 신용경색과 연체에 대해 걱정하게 된다.

하반기 재테크의 고민이 바로 여기에 있다. 한마디로 지금까지의 고정화된 재테크 방식은 더 이상 금융시장에서 통할 수 없는 한계상황에 다다른 것이다.

한편에선 현재의 상황을 전체적인 경기하강 국면 속에서 정부의 강한 경기부양책 및 과거 과도하게 증가됐던 소비가 조정되는 경기순환 과정으로 보고 조정이 점차 완료될 하반기에는 내수가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기도 한다.

금융시장 또한 장을 억누르고 있던 카드채가 국민은행의 국민카드 합병 발표 이후 하반기에는 카드사 대주주의 증자, 영업수지 개선 등 자구노력을 통해 시장에서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고 부동산으로 몰리던 시중자금이 정부의 강한 투기억제책으로 한풀 꺾이고 투자처를 찾고 있어 이의 향방도 주목되고 있다.

이렇듯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급변하는 경제환경 속에서 투자자들의 움직임은 바빠지고 있으며 각 금융권의 고객유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올 하반기 재테크 전략에 대해 살펴보자.



◆부동산 투자

윤순기 충청하나은행 대전PB센터장은 "대전·충청지역은 무엇보다 부동산 투자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행정수도 이전이라는 호재가 돌발변수로 작용, 부동산시장이 과열양상을 띠며 투기지역 혹은 투기과지구로 지정된 데 이어 600여명의 투기혐의자로부터 102억원의 탈루세금을 추징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이런 시기일수록 정석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

이미 기대심리가 반영된 기존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보다는 주택청약예금 가입을 통해 신규 아파트 분양을 받는 것이 좋다.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도 행정수도 이전 같은 정치적인 변수보다는 도로나 교통망 등 주변여건을 고려, 체계적인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펀드 투자

금융외환위기 이후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다소의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보다 높은 수익을 위해 주식이나 채권펀드에 투자하는 이들이 급증했다.

각 금융기관마다 판매하는 수천가지 펀드상품 중에서 내가 원하는 수익을 얻고 위험은 회피하는 펀드를 고르기란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보다 어려운 일이다.

이러한 상품을 통칭해 간접투자상품이라고 하는데 대표적인 것은 수익증권과 뮤추얼펀드, 부동산신탁, 맞춤신탁 등 틈새시장을 겨냥한 상품들이다.

수익증권은 주식펀드, 채권펀드, 혼합펀드로 구분되며 과거에는 투신사의 주력 상품이었으나 이제는 은행, 증권, 투신사에서 쉽게 가입할 수 있다.

뮤추얼펀드는 주식투자를 위한 공동기금으로 투자자는 주주로서 배당을 받고 펀드 자체가 독립된 주식회사 형태이다.

이외 부동산투자신탁(REITs), 맞춤형 특정금전신탁 등 간접투자상품의 핵심적 결정요소는 위험감수능력(risk tolerance) 및 자산배분(asset allocation)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펀드투자자는 상품 중심에서 포트폴리오 중심으로 자산운용을 재조정해야 한다.

한국투자증권 대전지점의 오성균 과장은 다음과 같은 포트폴리오를 제시했다.



▷주가지수연동상품(ELS): 주식과 연계된 상품으로 가입 이후 주가가 하락해도 원금이 보전되며 주가 상승시(목표주가 도달시 수익률 고정)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

▷후순위 중기채권: 후순위채권에 50%, 최근 급속도로 안정화를 찾아가는 카드채에 30%, 공모주에 20%를 투자하는 안전성과 수익성을 겸비한 상품.

▷퓨전 장기채권: 일반적인 채권형 상품으로 80% 이상은 우량한 공사채에 투자하고 5% 정도는 직접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수익증권에 투자해 운용하는 상품으로 금리 하락기에는 채권에서 안정적인 투자수익을 얻고 금리 상승시에는 펀드투자에서 추가수익을 얻을 수 있다. 세금우대로 가입이 가능.

◆적정 기대수익과 위험의 조화

각 금융기관은 고객의 성향에 맞는 분산투자방법을 개발해 시장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전략짜기에 부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PB(Private Banking) 서비스에 대한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고금리하에서는 굳이 은행권에서 특별한 서비스를 받지 않아도 재테크를 하는데 어려움이 없었으나 최근 저금리 기조하에서는 자산운용에 있어 종합자산관리 위주의 토털 금융 서비스의 중요성이 대두되며 PB의 수요를 증대시켰다.

성공적인 재테크 열쇠는 금융시장의 변화에 얼마만큼 순행하는가에 달려 있다.

금융시장의 흐름에 얼마만큼 순행하는가 혹은 역행하는가에 따라서 부자(富者)로 가는 '재(財)테크'와 빈자(貧者)로 가는 '재(災)테크'가 결정된다.

금융외환위기 이후 대우채 문제와 최근 SK글로벌 문제, 카드사의 기업어음(CP) 문제를 놓고 보면 금융시장의 변화와 투자자의 시장인식간 거리감은 확실히 좁혀졌다.

이것은 그간 국내 금융시장이 고도성장 경제과정에서 산업자금을 조달하는 창구역할에서 이제는 금융기관 고유의 자금중개 기능과 기업으로서의 상업성 회복을 의미하는 것이다.

즉 개인 투자자의 판단과 책임하에 상품을 선택하고 자산운용을 맡겨야 한다는 리스크 관리 인식의 보편화를 의미한다.

따라서 개인별 재테크 지도는 이러한 금융시장의 흐름에 따라 선도시장·전문시장·틈새시장의 상품 트렌드와 동행하며 적정 기대수익과 위험을 함께 공유하는 선에서 그려야 한다.

<도움말 주신 분 = 윤순기 충청하나은행 대전PB센터장 · 오성균 한국투자증권 대전지점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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