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봉림리 골프장' 덕성여대 학생들 반대목소리 눈길

서울 지역 대학생들이 지역 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 예산군 봉산면 봉림리 골프장 건설을 반대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그 주인공들은 얼마 전 봉림리로 농촌활동(농활)을 다녀간 덕성여자대학교 약학과 학생들.

지난 7월과 9월 두 차례 봉림리에서 농활을 전개한 덕성여대 약학과 학생들은 지난 22일부터 예산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봉림리 골프장 건설을 반대하는 릴레이 글을 올리고 있다.

자유게시판에 게재된 20여 개의 글 가운데는 몇 십 년 뒤에도 '내가 이 하우스에서 고추 길러서 아들 딸 다 대학 보내고 유학 보냈다'라는 봉림리 어르신의 말씀을 듣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부터 농약사용 등으로 인한 환경파괴와 산림파괴, 지하수 고갈, 공동체 파괴, 위화감 조성문제 등을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조목조목 반박하는 주장까지 골프장 건설을 반대하는 학생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표출돼 있다.

덕성여대 약학과 배은지 학생회장은 "평화로운 농촌풍경에서 소박한 삶을 살아가시고 있는 봉림리 주민들이 골프장 건설 계획으로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농활을 다녀온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골프장 건설을 반대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며 "많은 학생들이 먼 훗날에도 봉림리에서 농활을 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의 순수한 열정은 봉림리 주민들에게는 고무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봉림리 주민이라고 밝힌 김 모 씨 등은 자유게시판에 남긴 글을 통해 "예산에 골프장 하나쯤은 생겨야 된다는 감상적인 논리로 가야산을 푸른 사막으로 만들려는 일체의 움직임에 반대한다"며 "덕성여대 학생들과 가야산연대 등 봉림리 골프장 반대운동에 많은 관심을 보내주시는 분들께 보답하기 위해 반드시 골프장 건설을 막아 내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한편 골프장반대주민대책위원회 이수원 위원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최근 주민들 사이에서 K기업이 설계를 변경해서라도 18홀 규모의 골프장을 건설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며 "이렇게 대학생들이 주민들의 생각에 동참해줘 너무 고맙고 앞으로 골프장 건설을 막기 위해 가야산연대 등과 협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예산=김동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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