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강빈의 시와 삶' 오늘의 문학사·1만원

문학에는 정년이 없습니다. 죽는 날까지 한 줄의 시를 쓸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행복할 수 있습니다."

시를 쓰는 동안은 '원로' 시인이라는 말을 듣기 싫다는 우봉(又峰) 임강빈(73) 시인의 시(詩)와 삶을 조명한 '임강빈의 시와 삶(오늘의 문학사·1만원)'이 출간됐다.

근 반세기의 문단 경력으로 충청도 문학의 길잡이가 되어 온 임 시인의 모든 것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이 책에는 임 시인의 삶은 물론 지역 문학의 어제와 오늘이 담겨 있다.

정년기념문집에 수록된 '논평' 및 '해설' 이후로 여러 지면에 발표된 많은 글들을 모아 만든 이번 '임강빈의 시와 삶'에는 1956년에 '현대문학'지에 박두진 선생의 추천으로 등단해 한성기, 박용래 시인이 가 버린 한밭문학의 빈 공간을 겨울나무처럼 홀로 지켜 온 현재까지 임 시인의 삶의 흔적이 그대로 묻어 있다.

이 책에는 고명철(문학평론갇광운대 겸임교수), 구재기(시인·충남문인협회장), 김완하(시인·한남대 교수), 리헌석(시인·문학평론가), 이건청(시인·한양대 교수), 이승하(시인·중앙대 교수), 조창환(시인·아주대 교수), 홍희표(시인·목원대 교수)씨 등이 시를 중심으로 임 시인의 시가 지닌 간결과 절제의 언어미에 대해 조명하고 있다.

또 임 시인의 곁에서 그의 삶을 지켜본 김영교, 이유경, 이형권 시인 등은 이 책을 통해 선비정신과 중용정신을 떠올리게 하는 임 시인의 인간적인 면모를 세심하게 드러내고 있으며, 대전매일 이인회 기자는 지역 원로 시인으로서 예술의 불모지에서 70대 현역 시인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임 시인의 열정을 막힘없이 풀어내고 있다.

지역 문학의 맥을 이어온 임 시인의 삶을 들여다 보게 될 이번 '임강빈의 시와 삶'에는 임 시인의 시작(詩作) 과정을 비롯 시에 대한 애정, 식지 않는 열정 등 임 시인의 모든 것이 수록돼 있다.

이 책을 엮은 홍희표 시인은 "시 쓰기에 막 눈을 뜨고 있을 때 시인으로서 가장 먼저 만난 분이 우봉 임강빈 선생이었다"며 "많은 시인들이 시를 쓸 수밖에 없도록 만든 우봉 선생의 신비스런 여백과 침묵을 이 한 권의 책을 통해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931년 공주에서 출생한 임 시인은 1952년 청양중학교에서 교직생활을 시작해 56년 '현대문학'에 박두진 선생의 추천으로 등단한 뒤 40여년 동안 대전·충남의 많은 학교에서 인재를 양성하며 작품활동을 펼쳐 왔다.

교직생활을 하는 동안 '당신의 손', '동목', '매듭을 풀며', '등나무 아래에서' 등을 출간한 임 시인은 지난 96년 대전용전중학교 교장을 끝으로 정년퇴임한 후 그 해 제1회 '대전 시인상'을 수상하고 작년에는 '제1회 정훈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임 시인의 최근 시집으로는 작년 10월에 발표한 '시가 쉽게 쓰여진 날은 불안하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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