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경철 사회교육부장

9일 개최되는 무주반딧불축제에 관람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무주군이 각종 홍보활동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올해로 11번째 맞는 무주반딧불이축제는 오는 17일까지 한풍루와 남대천, 반디랜드일원에서 열린다.

무주반딧불이축제는 10년이 넘도록 해마다 열렸지만 아직까지도 성공한 축제라고 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무주군은 금강지류인 남대천 주변에 300억 원을 투입해 반디랜드를 조성하고 관광객들을 유치하고 있다.

남대천은 오래전에 천연기념물 반딧불이 서식지로 지정된 점을 이용해 이곳을 반딧불이 축제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 무주군이 대대적인 투자를 해온 것이다.

무주군의 남대천에는 반딧불이가 많이 서식하고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이것이 관광객들을 끌어모으는 힘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수년전 태풍 루사 등으로 인해 수해가 발생한 남대천에는 반딧불이의 먹이가 되는 다슬기가 모두 떠내려갔고 반딧불이들도 거의 자취를 감추다 시피했다.

그러다가 최근에 들어서 다슬기가 조금씩 남대천가에 다시 나타나기 시작했고 반딧불이 역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한다.

수년 동안 반딧불이 없는 무주반딧불이 축제가 이루어진 것이다. 여기에다 그동안 무주군이 심혈을 기울였던 반딧불이 복원사업도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축제가 흥행을 거둘 수 있는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런데 최근에 무주반딧불이축제가 어느 젊은 곤충학자의 열정에 의해 다시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이 젊은 곤충학자는 지난해 12월 무주반디랜드로 발령을 받은 후 4개월만에 무려 20만 마리의 애반딧불이 인공번식에 성공했다.

국내에서 짧은 시간에 수십만 마리의 애반딧불이를 인공번식시키기는 처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강기획탐사 중 남대천 반디랜드에서 만난 이 곤충학자는 올해야 말로 정말 반딧불이가 있는 반딧불이 축제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내비친바 있다.

이 곤충학자는 방문객들에게 애반딧불이를 하나씩 나누어주고 직접 집에서 키워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었다. 그의 생각대로 라면 아마도 올해 무주반딧불이에서는 정말로 애반딧불이를 직접 보고 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0년이란 세월동안 예산만 까먹고 제대로된 행사를 해보지 못했던 무주반딧불이축제. 관광객들의 가슴속에서 잠자고 있던 동심을 깨우는 마케팅전략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 궁금하다. 동심을 파는 마케팅전략을 구사해 명실상부한 지역축제로 자리잡은 함평나비축제를 보면 무주반딧불이축제 역시 성공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이렇게 자연을 활용하고 동심을 사로잡는 축제들을 우리 충북지역에서는 왜 만들지 못할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가깝게는 있는 진천군 보련마을은 청정지역으로 잘 관리가 되고 있어 다슬기는 물론 반딧불이가 나오는 지역이다. 그뿐인가, 진천에는 황금박쥐 대량서식이 확인됐고 미호종개도 나올 정도로 아직까지 자연환경이 깨끗한 곳이다. 이러한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고도 이를 이용해 사람들을 모을 수 있는 마케팅전략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함평나비축제는 나비가 함평에만 있는 것이 아닌데도 그들은 자기만의 것으로 만들었다. 무주반딧불이축제 역시 전국 어디서든 반딧불이가 나오는데도 그들만의 축제로 만들기 위한 마케팅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만일 진천지역에 제대로된 마케팅전략을 갖고 반딧불이축제를 만들어낸다면 무주보다 성공할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 수도권에서 1시간밖에 안 걸리는 접근성 때문이다. 회색도시속에서 살고 있는 현대인들의 가슴속 깊은 곳에 있는 동심을 자극할 수 있는 충북만이 가져갈 수 있는 마케팅전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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