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공사, 대전역 광장 조경사업 취소대전시 "공공기관 부지 예산 투입 곤란"

아스팔트 일색인 대전역 광장을 녹지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16일 대전시 및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동서관통도로가 뚫리고 지하철역사가 들어서면서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던 대전역 광장이 콘크리트와 아스콘으로 포장된 채 방치되고 있다.

대전의 관문이고 다중집합 장소인 역 광장에 녹지공간이 없다보니 첫인상부터 불쾌감이 들기 마련이고 '과연 대전이 3000만 그루 나무심기를 추진하는 도시인가'라는 의구심을 자아내기 십상이다.

특히 각종 국제회의가 유치되면서 대전이 국제도시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대전역을 이용하는 외국인들에게도 좋은 인상을 심어주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이는 철도공사가 당초 교통광장에 조경수를 심고 벤치 등 휴식공간을 설치하려던 계획을 수립했다가 이를 돌연 백지화한 데 따른 것이지만 대전시도 대민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기관 부지에 시 예산을 들여 공원사업을 펼치기가 쉽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전시는 지난 2005년 10월 철도공사 측과 협의를 통해 역광장 녹지화사업을 추진하려 했으나 실무자 간 협의가 불발된 데다 당시 환경국장이 이철 철도공사 사장을 면담하려던 계획도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나, 박성효 대전시장이 민선4기 역점사업으로 '3000만 그루 나무심기 범시민운동'을 추진하고 있어 150만 시민이 이용하는 역사 주변을 녹지화하는 데 철도공사도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 서울역은 신청사 준공에 맞춰 조경사업이 동시에 이뤄졌고 부산역도 역 광장 앞으로 나무숲이 푸르게 형성돼 있다. 울산역 광장도 역사 정면으로 원형 광장 둘레에 녹지공간이 적절히 배치돼 보는 이로 하여금 쾌적함을 느끼게 한다. 유독 대전역만 시커먼 콘크리트 일색이어서 철도공사가 대전시민을 무시하는 처사란 비판 여론이다.

이에 따라 철도공사부터 고객서비스 확대 차원에서 역 광장 녹지화사업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도 '남의 땅'으로만 치부할 게 아니라 철도공사와 적극 협의에 나서 관련 예산을 절반씩 나눠 투자하더라도 역 광장 녹색경관 조성에 나서야 한다.

최모(37·동구 홍도동)씨는 "예전에는 느티나무 그늘이 있어 휴식공간으로 활용되고 보기에도 좋았다"며 "역사를 새로 지었는데도 아스팔트 일색이다보니 오히려 흉물스럽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