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일 충북과학기술혁신원 경영본부장

신라의 화랑도는 무사를 양성키 위한 단체이지만 여행을 적극 권장했다. 여행은 단순한 여가 활동이 아닌, 자아 수련, 리더십 개발, 공동체 의식 함양, 자연과의 교감, 지역문화 체험 등 다양한 의미가 있는 중요한 교육 과정이었다. 또 각 지역의 유림, 토호세력과의 인맥을 쌓고 이를 통해 화랑들은 신라 사회의 지도자로 성장하고, 신라 사회 발전에 이바지했다.

박지원의 열하일기에서 벽돌을 단순한 건축자재를 넘어 청나라의 문물과 기술 그리고 조선과의 문화적 차이를 상징하는 모티브가 됐다. 당시 조선은 돌과 흙벽돌로 건축했으나 청나라의 벽돌은 견고하고 실용적이며 경제적으로 앞선 건축 기술로 표현했다. 구한말 유길준은 미국 유학 중에 보고 경험한 서유견문(西遊見聞)을 통해 서양의 역사, 지리, 정치, 문화, 사회 등 다양한 분야의 정보를 통해 근대화를 위한 개혁·개방을 역설했다.

이렇듯 여행은 놀고먹고 것이 아닌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새로운 시각에서 개인적인 성장과 사회 발전의 기회를 제공했다. 옛 속담에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라고 백번 듣는니 한번 보는 것이 더 낳고 ‘백견(百見)이 불여일행(不如一行)’으로 백번 보는 것보다 한번 해 보는 것이 더 확실하다고 했다.

요즘 단순 관광이 아닌 치유관광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990년대는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웰빙문화, 2000년대는 먼저 몸이 건강해야 한다는 헬스케어로 소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러한 열풍에도 우리는 건강해지지도 행복해지지도 않았다.

사회 현상에 따라 관광 추세가 변하면서 이미 시대적 흐름이 된 치유관광은 곧 자연치유(heal ing)라는 필요성이 제기됐다. 우리나라에서도 오래전부터 온천을 치유의 목적으로 이용해 왔는데, 조선 시대의 왕들은 피부병, 눈병, 습진 등을 치료하기 위해 충북 지역인 초정약수를 종종 찾기도 했다. 대전에는 무료로 족욕이 가능한

100% 온천수인 유성온천 족욕체험장이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온천은 유럽에서뿐만 아니라 다양한 마사지와 치료를 접목하고 있다.

충청북도와 충북과학기술혁신원도 치유·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한 공모사업에 선정돼 2025년까지 30억원을 지원해 충주의 마음치유, 제천의 한방바이오치유, 증평의 산림치유 상품을 중심으로 의료관광을 포함한 융복합 상품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젠 충북 지역이 치유관광객과 외국인 의료관광객 1만여명 유치 목표는 물론 국민의 건강과 치유의 장소로 거듭날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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