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형욱 ETRI 디지털융합연구소 책임연구원

눈부신 속도로 진화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은 연구 분야에서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어 내며 혁신의 중심에 서고 있다.

특히, 2022년 출시된 ChatGPT를 비롯해 달리(DALL-E) 3, 미드저니(Midjourney),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 구글의 팜(PaLM) 2 등 혁신적인 생성형 AI 모델들이 자연어 이해/생성, 이미지/영상 생성 능력을 과시하며 연구의 지평을 넓혔다.

최근에는 앤트로픽(Anthropic)의 클로드(Claude) AI, OpenAI의 GPT-4 등 다중 모달 통합과 오픈 도메인 학습 능력이 강화돼 실용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AI 기술들이 연구 전반의 프로세스에서 혁신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은 필자 역시 연구현장에서 상당히 체감하는 중이다. 데이터 분석과 가설 설정, 실험 설계, 결과 해석·시각화, 논문 작성·번역, 프리젠테이션에 이르기까지 AI의 지원을 통해 생산성과 퀄리티가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화두인 파운데이션 모델(Foundation Model) 기반 AI 시스템은 다양한 과업에 전이되어 연구자들의 지식 확장과 창의력 발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AI 활용 능력이 연구 역량의 핵심으로 부상하면서 개개인의 AI 문해력 제고가 날이 갈수록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영어 실력의 부족을 AI 번역 엔진으로 해결할 수 있듯이 제안서 작성부터 연구의 기초 설계, 코드구현 및 실험 검증 등 모든 단계에서 AI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동료 간 피드백이나 동료검토 등을 통한 협력이 연구 성과를 좌우하는 큰 요소 중 하나였다면 미래에는 AI 기술 이해와 접목 능력이 이를 대체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들은 인간 수준의 대화와 피드백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그 수준 또한 상당함으로써 연구자들의 아이디어와 연구의 결과를 직접적으로 향상시켜주고 있다.

이러한 모델들은 데이터 분석과 결과 해석 등의 연구 전 과정에서 연구자들이 보다 효율적으로 작업할 수 있게 해주며 연구 결과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도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최고의 연구파트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듯 AI의 지능 수준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우리의 일상과 연구 방식을 송두리째 바꿔놓고 있으며 불과 얼마 전만 해도 SF 영화에나 나올 법한 상황들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은 놀라운 수준이다. 앞으로 연구 역량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는 AI 기술에 대한 이해와 활용 능력이 될 것이며 이러한 AI 기술을 적재적소에 접목할 수 있는 AI 문해력이 연구 성과를 가를 관건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기술의 발전에 대한 경이로움과 더불어, 한편으로는 과연 이러한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두렵고 불안한 마음도 있다. "과연 AI 기술을 잘 활용하지 못하면 도태되는 것은 아닐까?, 나는 AI가 주도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공포심과 같은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변혁의 시기야말로 우리 연구자들이 AI의 무한한 가능성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주체적으로 AI 기술을 활용해야 할 때이다. AI 기술의 이해와 활용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으며 이를 통해 우리는 인공지능 르네상스 시대를 선도하는 기술 선구자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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